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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 초강세 피크 쳤나…긴장하는 글로벌 금융시장

김정남 기자I 2021.07.19 06:00:00

하반기 뉴욕증시 S&P 지수 전망 살펴보니…
골드만 등 대형 IB들 횡보 혹은 하락에 무게
"증시 강세 모멘텀 안 보여…금리도 오른다"
뉴욕증시 약세, 유럽·아시아장 영향 미칠듯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의 ‘피크론(peak論)’이 급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어지던 초강세를 뒤로 하고 올해 하반기 내내 횡보 혹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월가는 한국 등 전 세계 금융시장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추후 뉴욕 증시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반기 횡보장 전망하는 월가 기관들

17일(현지시간) 이데일리가 취합한 월가 주요 기관들의 올해 하반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전망치는 4000 초중반대에서 컨센서스가 형성됐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 기준 S&P 지수를 4300으로 제시했다. 지난 16일 S&P 지수는 4327.16이다. 앞으로 6개월간 횡보장 혹은 하락장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3800), 씨티그룹(4000), UBS(4400), 크레디트 스위스(4600), BMO(4500), 파이퍼 샌들러(4625) 등의 전망치도 다소 보수적으로 바뀌었다.

월가 일부 인사들은 “투자은행(IB)들은 통상 주가 전망치를 5~10% 정도 부풀려 전망하고는 한다”며 “팬데믹 이후 초강세장과 비교하면 시장을 보는 눈이 신중해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S&P 지수는 지난해 3월23일 당시 2237.40까지 폭락한 이후 1년3개월여 동안 93.40% 폭등했는데, 이제는 기류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5거래일간 S&P 지수 하루 상승률은 +0.35%→-0.35%→+0.12%→-0.33%→-0.75%를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 신고점을 연일 경신했지만, ‘찔끔찔끔’ 올랐던 탓에 활황장 같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올해 말 S&P 지수 3800을 점친 수비타 수브라마니안 BofA 리서치팀 애널리스트는 “임금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잠재적인 세금 인상 가능성이 기업 수익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증시 외에 부동산, 원자재, 심지어 정크본드까지 전반적인 자산 가격에 부담이 있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4000을 예상한 씨티그룹의 토비어스 레브코비치 미국 주식전략 대표는 “앞으로 몇 달간 신중한 전망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상승 모멘텀 안 보여…금리도 오른다”

그렇다면 뉴욕 증시 횡보장의 이유는 무엇일까. 첫 손에 꼽히는 게 추가 상승 모멘텀이 없다는 점이다. 증시는 기대를 먹고 사는데, 더이상 호재가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월가에서 일하는 한 펀드매니저는 “경제 재개에 따른 회복 재료는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다”며 “연방정부가 쏟아냈던 각종 재정 부양책 역시 강세 재료로 힘을 다했다”고 진단했다.

최근 불거지는 2분기 경기 고점론 역시 마찬가지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내놓는 ‘GDP 나우’ 2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7.5%다. 그런데 3분기부터 이 수치가 낮아지며 성장세가 꺾이고, 투자 심리까지 악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다.

두 번째는 국채금리 바닥론이다. 지난 16일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292%까지 내렸는데, 1%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힘을 받고 있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 전략가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이 경제 전망을 낮출 것”이라면서도 “현재 경제에 비해 국채금리는 너무 낮으며(국채가격은 너무 높으며)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말 2%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게 그의 예상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스콧 티엘 최고채권전략가는 “미국 국채시장이 매우 고평가돼 있다”며 투자의견을 ‘비중 축소’로 제시했다. 시장금리가 뛰기 시작하면, 고평가 성장주를 중심으로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연준이 올해 말 혹은 내년 초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에 나설 것이라는 점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점 등이 뉴욕 증시에 영향을 줄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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