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 선수와 캐디는 바늘과 실에 비유된다. 캐디는 코스 안에서 선수에게 조언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능력이 뛰어난 경우에는 억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선수와 캐디는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관계이기도 하다. 언제든 해고될 수도 있다.
|
캐디들이 가장 집중해서 하는 자기계발 분야는 퍼트다. 그린 위에서의 플레이에 따라 성적이 결정되는 만큼 캐디들은 퍼트 전문가를 찾아 개인 교습을 받고 그린 경사를 읽는 법을 배우는 등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정적인 승부 또는 위기 순간 캐디의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 선수가 코스 안에서 의지할 수 있는 게 캐디밖에 없다. 캐디는 선수의 판단력이 흐려지거나 긴장할 때 정확한 판단으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한국프로골프(KPGA) 프로 출신인 전병권 캐디는 그래서 스포츠 심리학을 공부했다.
전병권 캐디는 “전문 캐디는 일반 캐디보다 더 거리와 그린의 경사를 정확하게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여기에 경기 중 좋지 않은 흐름을 깨거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캐디는 전문성과 경력 등에 따라 매 대회 100만~180만원의 기본급을 받는다. 연습 라운드와 3~4일간 진행되는 대회 기간에 백을 멘 것에 대한 수고비다. 컷 탈락한 경우에는 기본급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 있지만 톱10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인센티브를 받기도 한다. 계약에 따라 다르지만 우승 경험이 많은 실력파 캐디는 우승상금의 5~7%, 10위 이내면 상금의 3~5% 정도를 받는 게 일반적이다.
KLPGA 투어에서는 2014년 김효주(26)의 백을 멨던 서정우 캐디와 2016년 박성현(28)과 7승을 합작한 장종학 캐디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억대 수입의 캐디가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올 시즌 9개 대회에 출전해 5승을 차지한 박민지는 우승 상금으로만 7억7000만원을 벌었다. 우승 인센티브로 상금의 7%를 받았다면 전병권 캐디는 상반기가 마무리되기 전에 벌써 5390만원 정도의 금액을 벌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박민지의 올 시즌 상승세가 남다른 만큼 조력자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전병권 캐디가 역대 세 번째 억대 수입 캐디로 이름을 올릴지도 올 시즌 KLPGA 투어 대회의 관심사 중 하나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