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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돋보기]아파트 단지 내 교통 환경 개선책 나왔다

김나리 기자I 2020.12.06 09:00:00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우리나라 주택의 75%는 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 등 여러 가구가 모여 사는 공동주택 형태로 이뤄져 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의 도움을 받아 이 같은 공동주택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거나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알아보고, 매 주말 연재를 통해 꼭 알아둬야 할 상식과 더불어 구조적인 문제점과 개선방안, 효율적인 관리방법 등을 살펴본다.

(사진=연합뉴스)
그간 교통사고 법률·안전 사각지대로 손꼽혔던 ‘아파트 단지 내 통행로’ 교통 환경이 크게 개선됩니다.

국토교통부는 아파트 단지 내 교통안전 강화 등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교통안전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지난달 27일 공포·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017년 10월, 대전 모 아파트 단지 내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소방관 부부의 어린 딸이 과속 차량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지난해 11월 26일 개정된 ‘교통안전법’에 의거한 것입니다.

그동안 아파트 단지 내 통행로는 도로교통법 상 도로가 아닌 ‘도로 외 구역’에 해당해 교통사고 등이 일어났을 때 피해자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교통안전규칙에 준하는 자동차 통행 방법이 적용되고, 교통안전시설물 설치가 의무화 되면서 아파트 단지 내 보행자 안전이 확보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은 지난 4월 정부가 발표한 ‘2020년 교통사고 사망자 줄이기 대책’의 연장선 상에서 추진된 것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당시 관계부처 합동 발표를 통해 아파트 단지, 주차장 등 ‘도로 외 구역’에서도 운전자가 보행자 발견 시 서행하거나 일시 정지 하도록 ‘보행자 보호의무’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도로교통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단지 내 횡단보도, 과속방지턱, 일시정지선, 통학버스 구역 등 아파트 단지 내 안전을 위한 통행방법·안전시설 설치기준을 마련하는 등 교통안전법 시행 규칙도 개정하기로 했습니다.

실제 개정된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자동차 통행량이 빈번하고, 보행자 왕래가 많은 300세대 이상 등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단지에서는 입주자대표회의 등이 횡단보도, 일시정지선 등 안전표지, 과속방지턱, 어린이 안전보호구역 표지, 도로반사경, 조명시설 등 교통안전시설물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합니다. 도로의 곡선이 심한 경우 등 차량이 보행자 통행로를 침범하는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거나 긴 통행로 구간 등으로 과속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시선유도봉, 자동차 진입억제용 말뚝, 보행자방호울타리 등을 설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밖에 관리주체가 아파트 내에서의 자동차 통행방법을 운전자가 잘 볼 수 있는 곳에 게시하고, 사망사고, 3주 이상 치료가 필요한 상해사고 등 중대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지체 없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에게 통보해야 합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신설하거나 재건축하는 아파트 단지 내 통행로에 교통안전시설물의 설치 여부를 감독하고, 통보된 중대한 사고를 입력·관리해야 합니다. 기존 아파트에 대해서도 아파트 단지 교통안전 실태점검을 실시해 교통안전시설물의 설치·보완을 권고하고 접속구간의 개선 요청 등을 추진해야 합니다.

국토부는 이번 개정 내용이 현장에 차질 없이 적용될 수 있도록 지방지치단체 업무담당자 대상 설명회 개최 및 공동주택 관련 기관·협회에 대한 협조 요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안전점검진단 제도 등을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 뿐만 아니라 보행자와 운전자가 안전수칙 등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전문가들은 우선 보행자가 아파트 단지에서 건물을 나서는 순간 이를 일반 도로처럼 똑같이 생각하고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내 집 앞’이라고 방심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는 지적입니다. 단지 내 통행로로 갑자기 뛰어드는 행동도 삼가야 하고, 도로횡단 3원칙인 ‘우선 멈추기·좌우 차량 살피기·차를 계속 보면서 건너기’도 잘 지켜야 합니다. 어린이는 보호자의 지도와 더불어 기본 안전수칙을 지킬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 등에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운전자는 아파트 단지 내 통행로에서 10~20km 이하로 서행 운전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파트 단지 내 교통사고에서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과속’이기 때문입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특히 주·정차 차량이 많아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장소에서는 차량 사이에서 보행자가 갑자기 나타나거나, 단지 내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갑자기 튀어나올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곳을 운전할 때도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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