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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맥주전쟁…'지킬까 뺏을까' 3社3色 생존전략

김태현 기자I 2017.05.09 05:30:00

롯데주류, 신제품 '피츠'로 업소 채널 강화
하이트, 발포주 '필라이트' 가정 채널 강화
점유율 1위 오비맥주, 수성 카드는 '수제맥주'
수입맥주 공세로 파이 줄어들어 경쟁 치열

하이트진로의 발포주 ‘필라이트’(왼쪽)와 롯데주류 라게 신제품 ‘피츠’ (사진=각사 제공)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롯데주류의 충주 제2 공장 가동을 앞두고 국내 맥주 업체 간 신제품 출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주류는 5월말 ‘피츠 수퍼클리어’ 출시를 앞두고 있고, 하이트진로(000080)는 발포주 ‘필라이트’를 출시해 그동안 부진했던 가정용 맥주 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올 1분기(1~3월) 국내 맥주 수입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수입맥주 공세가 거세지면서 국산 맥주의 시장 파이가 줄어든 만큼 신제품 마케팅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렇듯 수입 맥주 공세가 거세지고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국산 맥주 업체들은 잇달아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선보인 신제품이 위기를 타파할 해결책이 될지는 의문이다.

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맥주업체들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일찌감치 신제품을 공개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 중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롯데주류다.

롯데주류는 이달 말 ‘클라우드’ 후속작인 맥주 신제품 피츠 수퍼클리어를 출시할 예정이다. 피츠의 특징은 맥아(몰트) 함량(80%)을 기존 제품보다 줄였다는 점이다. 맥아 100%인 클라우드보다 적고, 70%인 하이트·카스보다는 약간 높다. 도수는 클라우드보다 낮은 4.5도다. 롯데주류는 맥아 비중을 낮춰 거친 맛은 줄이고, 전분을 넣어 깔끔한 맛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피츠 출시와 관련해 롯데주류가 클라우드를 앞세운 프리미엄 맥주 중심에서 국내 맥주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맥용 맥주 중심으로 영업 전략을 전환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가격 역시 하이트, 카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맞췄다.

업계 관계자는 “전분을 넣어 깔끔한 맛을 강조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소맥용 맥주를 내놓은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그동안 클라우드로 프리미엄 맥주 이미지를 강조하며 사업을 이어왔지만 맥주 시장을 80% 넘게 장악하고 있는 소맥용 수요를 무시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 제2 맥주 공장이 가동을 앞둔 상황에서 클라우드만으로는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롯데주류의 판단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 상반기 충주 제2 맥주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롯데주류의 맥주 생산물량은 연간 10만㎘에서 30만㎘로 2배 늘어나게 되고 시장점유율 역시 5%에서 15%까지 늘어나게 된다.

하이트진로는 국내 최초로 발포주 필라이트를 출시하며 반격에 나섰다. 발포주는 원료 일부에 맥아 또는 보리를 사용한 것으로 맥아비율이 3분의 2를 만족하지 않는 주류를 뜻한다. 맛은 맥주와 비슷하지만 맥아 비율에 따라 정해지는 주류세법상 맥주가 아닌 기타주류로 분리된다.

하이트진로는 필라이트 출시부터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를 강조하고 있다. 필라이트 가격은 캔(355㎖) 12개 1만원으로 동일 용량의 맥주와 비교해 약 40% 저렴하다. 이렇게 저렴할 수 있는 이유는 주류세율 때문이다. 기타주류로 분류되는 필라이트는 주류세율 역시 기타주류 세율인 30%가 적용된다. 72%인 맥주 세율의 절반 수준이다. 그만큼 가격을 낮출 수 있다.

하이트진로는 우선 필라이트를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소매 유통채널에만 납품할 계획이다. 가성비를 강조한 마케팅으로 그동안 하이트가 약했던 가정용 수요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비맥주는 신제품 대신 크래프트 비어(수제맥주) 사업 강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제맥주로 사업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비맥주는 지난 1월 서울 강남역 뱅뱅사거리 근처에 미국 시카고 수제맥주 ‘구스 아일랜드’를 전문으로 다루는 ‘구스 아일랜드 브루하우스’를 오픈하고 관련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출처=한국무역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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