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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웃돈 2억5000만원..너무 달아오른 위례신도시

박태진 기자I 2015.11.16 07:19:00

위례 엠코타운 플로리체 입주 현장 가보니
입주민들 “도로망 확충 아직..마트 없어 불편”
단지 분양권 1억~2억 상승.."거품 끼어"
다운계약서 작성 등 불법거래 암암리
전매제한 단지 거래하기도
“가격 변동성 커 하우스푸어 전락 위험”

△최근 입주를 시작한 위례신도시의 엠코타운 플로리체 아파트에는 평일에도 이사차량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단지 앞에 입주민과 이사 관련 업체 관계자들이 모여 있는 모습 [사진=박태진 기자]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분양권 시세요? 그냥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확인하세요.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긴 곤란하고, 입주 단지들 거래가격이 많이 오른 건 확실합니다.”(위례신도시 K공인 관계자)

지난 3~4년간 수도권에서 분양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위례신도시. 올해 상반기 신규 분양이 나온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이곳이 최근 민간건설 아파트들의 잇딴 입주행렬에 열기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아파트 분양권에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2억원까지 웃돈(프리미엄)이 붙었고, 거래가 과열되면서 일부 불법적인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 15일 입주가 한창인 위례신도시를 찾았다.

◇입주민들 불편 호소 “버스도 부족하고, 마트도 없어”

위례신도시에서는 이달 경기도 하남시 쪽에 들어선 ‘엠코타운 플로리체’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총 5개 단지 3781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 이미 입주를 끝낸 공공분양 물량 22단지와 24단지, 민간 분양아파트인 ‘송파 푸르지오’(549가구)에 이어 추가로 입주하는 단지들이다.

입주 아파트들은 분주한 모습이었다. 지난 9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엠코타운 플로리체’ 아파트 주변은 이삿짐을 실은 차량들로 혼잡했다. 아파트 입구에서 만난 한 경비요원은 “입주 첫날부터 하루에 5~7가구 정도 들어오더니 주말에는 비가 오는데도 20가구 정도 이사오고 있다”며 “이제부터 본격적인 입주 행렬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는 시작했지만 버스, 마트 등 기반시설이 아직 부족해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며칠 전 입주했다는 50대 주부 박모씨는 “버스가 많지 않고 전철도 개통 전이라 대학생인 아이들이 학교 다니는데 불편해 한다”며 “마트가 없어 인근 장지역까지 나가 장을 보고 와야 할 지경”이라고 전했다.

대중교통으로 잠실역까지는 20분대 진입이 가능했으나 강남역까지는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다. 강남역으로 한 번에 가는 버스 노선은 하나뿐이다. 기자가 이용해본 결과 40여분이 걸렸다. 이날 오후 엠코타운 플로리체의 한 주민은 택시로 귀가하기도 했다. 단지와 한 블록 떨어진 거리에 위례신사선의 위례중앙역이 들어설 계획(2021년)이지만 아직 공사 중이다.

대중교통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으면서 신도시 주변 도로 혼잡도도 심한 편이다. 신도시 내 22단지에 살고 있는 정모(47·남)씨는 “출퇴근 시간 신도시 주변 도로가 너무 혼잡하다”며 “교통망이 서둘러 개선돼야 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단지 분양권 2억↑..“가격변동 커 하우스푸어 우려”

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자 분양권 웃돈이 빠른 속도로 뛰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엠코타운 플로리체’ 전용면적 95㎡형 분양권은 지난해 6월 6억 5910만원에 최초 거래됐다. 분양가보다 2000만원 정도 오른 가격이다. 하지만 1년 4개월이 지난 10월에는 같은 주택형이 최고 7억 5448만원에 팔렸다. 첫 분양권 거래 때보다 9538만원, 분양가보다 1억 1000여 만원 더 뛰었다.

‘위례 힐스테이트’ 전용 95㎡는 6억 7744억원에 분양했다. 하지만 작년 7월 분양권 첫 거래 때 최고 7억 793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올해 10월에는 7억 6310만원까지 올랐다. 7억 3779만원에 분양된 전용 110㎡는 8억 119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매 제한이 풀린 ‘위례 자이’의 전용 124㎡(테라스하우스)는 분양가(8억 6530만원)에 2억 5000만원 정도 웃돈이 붙은 11억 1467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분양권 웃돈에 이미 거품이 끼었다는 게 현지 부동산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M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분양권 거래 과열 우려 때문인지 지난달보다 이달에는 거래가 뜸해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시장에 침체기가 찾아오면 막차 탄 분양권 매수자는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분양권은 미래 실물에 대한 권리로 준 금융상품으로 봐야 한다”며 “지난 7월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 때 가격이 출렁거릴 만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자금력이 부족한 사람이 사들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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