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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투시능력 가진 도박꾼… 레진코믹스 ‘베팅맨’

김정유 기자I 2019.08.10 06:00:00

투시 능력 가진 주인공 진구의 도박 도전기
각종 도박과 도박 현장 모습을 그대로 묘사
도박 장려 아닌, 도박 실상 깨우쳐 주는 의도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기존의 포털 웹툰과는 다른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그림=레진엔터테인먼트
◇레진코믹스 ‘베팅맨’

살면서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 투시 능력이 생긴다면’. 현실적으로 가능성 없는 초능력인만큼 다양한 상상을 하게 한다. 투시 능력이 있다면 가장 효과적일 분야는 바로 도박일 거다. 상대의 생각을 읽고 승부를 거는 도박장에서만큼 투시 능력은 가장 최고의 이점이다.(물론 도박은 옳지 않은 행위라는 점은 분명히 해둔다.)

도박을 소재로 한 콘텐츠는 스릴있는 단 한 번의 승부를 그리기 때문에 어디서든 인기를 얻는다. 드라마 ‘올인’과 만화 및 영화 ‘타짜’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도박을 주제로 한 콘텐츠를 보면 대부분 주인공들에겐 도박을 할 수밖에 없는 각각 ‘사연’이 있다. 그냥 실없이 도박에 빠진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삼기엔 명분이 부족해서다. 특히 범죄로 여겨지는 도박이기 때문에 주인공들은 ‘어쩔 수 없이’ 도박에 나서는 사연을 가질 수밖에 없다.

레진코믹스 ‘베팅맨’도 이 같은 도박물의 특성을 그대로 살렸다. 특이점은 주인공 진구에게 투시 능력이란 초능력을 부여했다는 것. 도박꾼들에게 있어 투시 능력은 ‘치트키’와도 같은 능력이다. 그러면서도 주인공이 도박에 빠지게 된 명분으로 여자친구와의 이별을 내세웠다. 다른 작품들 보다 주인공의 명분이 다소 부실하긴 하지만 투시 능력과 도박이란 매력적인 소재를 잘 살린 편이다.(참고로 성인용 작품이어서 일부 19금 컷들이 있다.)

고작해야 여학생들의 속옷을 훔쳐보거나 당첨 제비를 뽑을 때나 투시 능력을 써왔던 주인공 진구는 대학교에서 만난 연인 나영이과 헤어지면서 도박판에 뛰어든다. 나영이 가난뱅이는 싫다고 이별을 통보하자, 부자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 상대의 패를 볼 수 있는 진구는 6개월 만에 30억원이 걸린 판에 앉는다. 승리를 확신하고 ‘올인’한 순간 진구와 상대 ‘인주’의 패가 뒤바뀐다. 인주 또한 초능력자였던 것이다. 모든 것을 잃은 진구는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 판수에게 끌려가고 다시 돈을 빌려 도반판에 뛰어든다.

이 과정에서 진구는 타짜 찬수를 만난다. 찬수는 투시 능력은 있지만 도박 기술은 ‘초짜’인 진구를 가르쳐주겠다고 제안했다. 이 제안에 따라 두 사람은 함께 하기로 결정하고 진구의 친한 동생 승화까지 영입한다. 진구는 찬수에게 도박을 배우며 점점 성장한다. 진구 팀은 서울 각지의 도박장을 돌며 자금을 모은다. 점점 외형을 키우는 진구 팀은 거물들만 출입할 수 있는 대규모 도박장까지 진출하게 된다.

‘베팅맨’은 성인물이다. 때문에 일부 독자들의 경우 거부감이 드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스토리를 제대로 쭉 이해하다보면 도박의 피해와 악영향에 대해 우회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기존 ‘타짜’ 같은 만화도 결국은 도박을 부추기는 게 아닌, 도박의 실상을 보여주는 것에 기획의도가 있듯이 말이다. 이런 부분들을 감안하고 작품을 감상하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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