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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월요일 그 아침에 겪은 것들…강영은 '월요일 아침!'

오현주 기자I 2019.05.15 00:45:00

2015년 작
표정 감추지 못하는 일상의 물체
'도시사는 사람' 표현한다고 믿어
연한 색조로 흔적같은 기억 복원

강영은 ‘월요일 아침!’(사진=갤러리도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희미한 형태의 물건이 잔뜩이다. 육중한 무게감, 두툼한 두께가 공구 같기도 하고 중장비 같기도 하다. 연한 색조와는 어울리지 않는 물체들. 게다가 말이다. 작품명이 ‘월요일 아침!’(Monday Morning!·2015)이란다. 뭘 표현하려 한 건가.

작가 강영은은 일상의 이러저러한 물체에 관심이 많다.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물체가 도시 사는 사람을 진솔하게 표현한다고 믿는 거다. 오롯이 제 몫을 다하는 생활이 녹아 있으니까. 그래서인가. 쓰레기통에 든 폐기물도 마다 않고 녹·얼룩이 번진 오래된 물건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죽은 듯 보이지만 살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다만 문제는 기억. 현실과 동떨어진 기억이 당시의 감정·본질을 흩트린다는 건데. 그래서 다 모아뒀나 보다. 구상과 추상을 분주히 오간 형상이 ‘월요일 아침’인 듯하다.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도올서 여는 개인전 ‘표정들, 개미 네 마리’에서 볼 수 있다. 한지에 조가비 파우더·색과 먹. 162×130㎝. 작가 소장. 갤러리도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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