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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펀드 투자실패 했는데도…에어부산 경영진 연임 추진

전재욱 기자I 2020.03.25 00:13:00

27일 정기주주총회 개최
한태근 대표 등 사내외 이사 3명 연임안 표결
"경영진 손실회피 노력으로 연임 따져야"

지난 5일 부산 강서구 에어부산 본사에서 에어부산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현장 간담회가 진행 중이다. (사진=부산상의)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에어부산(298690)이 라임 펀드 투자 의사결정에 관여한 경영진 연임안을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해 주주들의 반발을 살 것으로 보인다.

24일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에어부산은 오는 27일 정기 주총을 열어 한태근 대표이사를 포함한 주요 임원의 연임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사내이사 한 대표를 비롯한 사외이사 신정택 감사위원(전 에어부산 대표)과 우성만 내부거래위원장 등 3명의 연임을 각각 추진한다. 한 대표와 신 감사위원, 우 위원장은 각각 지난해 6월 무렵 에어부산이 라임 펀드에 투자할 당시 현직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울러 사내외 이사 9명의 보수 한도를 종전처럼 15억원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에어부산 현직 사내외 이사 3명의 연임 여부는 회사 정관을 얼마큼 엄격하게 해석하는지에 달릴 전망이다. 에어부산 정관 제34조는 `이사는 회사에 현저하게 손해를 미칠 염려가 있는 사실을 발견한 때에는 즉시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에 이를 보고해야 한다`는 의무를 진다.

회사의 최근 경영난이 불가항력이라는 점은 변수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작년 한일 무역갈등으로 일본 노선 수익성이 악화하고, 코로나 19 확산으로 국제선 30여개 노선을 일정 기간 운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계속 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라고 밝히고 있다. 최근 회사가 흔들린 원인이 경영 실패 탓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영업손실 37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회사가 사업연도 기준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2007년 설립하고 이듬해인 2008년 적자를 본 이래 11년 만이다. 2018년 상장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상법에 밝은 한 경영학과 교수는 “적자 회사의 경영자 판단이 타당했는지를 결과론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경영진이 의사 결정 과정에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따질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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