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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빼먹고 딴일 하는 지방의원들

이종일 기자I 2021.10.22 07:00:00

본회의·상임위 빠지고 다른 용무 봐 '눈총'
청가서 없이 무단결석, 병원 가고 TV 시청
연간 5천만원 받고 역할 안해 "혈세낭비"
시민단체 "의원들, 주민 무시하는 처사" 비판

10월6일 열린 시흥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김태경 의원과 노용수 의원이 출석하지 않아 의원석이 비어 있다. (사진 = 시흥시의회 제공)


[인천·경기=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본회의·상임위원회 회의를 빼먹고 개인 용무 등을 보는 지방의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연간 5000만원 안팎의 급여와 의정활동비를 받는 의원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아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나온다.

21일 지방의회에 따르면 일부 지방의원들은 본회의·상임위에 참석하지 않고 병원 진료, 행사장 방문 등 딴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시흥시의회가 올 1~9월 연 정례회·임시회에서 국민의힘 소속 노용수·홍원상 의원은 이틀간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상임위 회의 때는 노 의원과 홍 의원이 각각 6일·2일간 빠졌다.

더불어민주당 김태경·홍헌영·안선희 의원은 각각 4일·5일·1일간 상임위에 들어가지 않았다. 올해 불참자 중 청가(휴가 신청)서를 낸 의원은 1명도 없었다. 모두 규칙을 위반했다. 의회 규칙상 출석을 못하는 의원은 사전에 의장에게 청가서를 내야 한다.

홍원상·김태경 의원은 상임위에 10~20분만 들어갔다가 나와 딴 일을 보기도 했다. 홍 의원은 “무릎이 아파 병원치료를 받는 날 상임위에 출석하지 못했다”며 “회의 도중 밖에 나온 날은 동료 의원들의 상임위 진행을 의회 개인사무실에서 TV 생중계로 봤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의회 밖에서 의정활동을 하거나 민주당 일이 있을 때 상임위에 출석하지 않았다”며 “회의만 참석한다고 해서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는 것이냐. 자기에게 맞게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일부 인천시의원은 올해 본회의·상임위가 있는 날 병원 치료를 받거나 지역구 행사장 등을 방문하며 의정활동을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정창규·김희철·박성민·김국환 의원은 병원 치료를 이유로 본회의 등에 하루씩 참석하지 않았다. 같은 당 김강래 의원은 병원 치료로 이틀간 회의에 불출석했고 이용범 의원은 건강검진 때문에 상임위를 한 차례 빠졌다.

민주당 민경서 의원은 상임위를 빼먹고 강원 평창군 메밀전문식당으로 현장방문을 갔다. 같은 당 백종민 의원은 본회의·상임위를 한 차례씩 빠지고 지역구 행사에 참석했다. 남동구의회 황규진(민주당)·이용우(국민의힘) 의원 등은 상임위 회의 중 밖으로 나가 돌아오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시민단체들은 본회의·상임위를 빼먹는 의원들의 의정비를 삭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흥시의행정시민참여단은 “주민의 대표인 의원들이 회기 중 회의를 빼먹고 개인 용무를 보는 문제는 이미 여러 차례 지적했다”며 “그럼에도 고치지 않는 것은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회의 참석 등 기본적인 직무조차 하지 않는 의원은 의정비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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