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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기 싫다면 집에 가라"…트럼프의 집요한 '對연준 압박'

이준기 기자I 2019.08.23 04:15:23

"독일보다 우리는 왜 더 많은 이자 내야하는가" 트윗
"금리인하, 빨라야 한다, 늦지 않아야 한다"
23일 잭슨홀미팅 연설 앞두고…대폭 금리인하·QE 촉구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사진 왼쪽)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향해 또다시 거친 독설을 날리며 대폭의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이번엔 독일의 마이너스 금리 국채 발행 사실을 거론하면서다. 제롬 파월(오른쪽) 연준 의장의 연설이 예정된 이른바 ‘잭슨홀 미팅’을 하루 앞두고 연준을 향한 공세를 최고조로 높이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독일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제시한 30년 만기 국채를 판매하고 있다. 독일은 미국과 경쟁하고 있다”며 “연준은 우리가 해야만 하는 것을 하도록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들(연준)은 경쟁에서 우리를 불리하게 하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강(强) 달러, 노(no) 인플레이션”이라고 강조한 뒤, “그들은 퀵샌드(quicksand·모래늪)처럼 움직이고 있다. 싸우거나, 아니면 집에 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미 달러화의 상대적인 강세가 지속하고, 인플레이션도 없는 만큼, 금리를 대폭 인하해 달러화 가치를 낮추고 경기를 부양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 경제는 정말 매우 좋다”며 “연준은 (금리인하를 통해) 쉽게 기록을 세울 수 있다”며 “질문은 ‘독일이나 다른 나라보다 우리는 왜 더 많은 이자를 지불하느냐’ 하는 것”이라며 “변화(금리인하)는 빨라야 하고, 늦지 않아야 한다”고 거듭 조속한 금리인하를 촉구했다.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그냥 승리하는 것이 아닌, 크게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에도 트위터에 “일부 양적완화와 함께 기준금리가 꽤 단기간에 최소한 1%포인트 인하돼야 한다”며 연준을 향해 대폭의 금리인하는 물론,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이른바 ‘양적완화’(QE) 시행까지 촉구했었다. 전날(22일)엔 제롬 의장을 “퍼팅을 못하는 골퍼”로 비유하며 연준을 향한 신랄한 비난을 이어갔다.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과 연준을 향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건 내일(23일) 파월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31일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10년 반 만의 금리 인하를 ‘중기 사이클 조정’이라며 추세적 인하가 아니라고 설명한 바 있는데, 이번엔 ‘완화 사이클’로의 전환을 완전히 선언해야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이다. 실제 잭슨홀 미팅은 그간 역대 연준 의장들이 통화정책의 힌트를 줘왔던 자리로 유명하다. 2010년 잭슨홀 미팅에서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를 암시한 게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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