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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부토건, 대주주-사측 경영권 다툼 '격화'

박민 기자I 2018.11.15 04:00:00

대주주 우진 "불필요한 유상증자로
주주에 손해 끼친 이사진 교체해야"
회사측 "사내 유보자금 1000억
빼돌리기 위한 경영권 장악 시도"

[이데일리 박민 기자] ‘국내 건설업 면허 1호’ 회사인 삼부토건(001470)이 작년 10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이후 ‘기업 사냥꾼 개입설’ 의혹으로 대주주와 사측 간 경영권 다툼이 일고 있다. ‘삼부토건의 경영 쇄신을 위해 현 이사진을 교체해야 한다’는 대주주측 주장과 ‘이사진 교체는 사내 유보자금(1000억원 규모)을 빼돌리기 위한 경영권 장악의 시도라며 이를 저지하는 사측과 진실공방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주총서 신규 이사 선임 놓고 경영권 다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2일 서울 중구 삼부토건 본사에서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번 총회 핵심 안건은 현재 8명인 이사 수를 10명으로 늘리는 ‘회사 정관 일부 변경’ 건과 ‘기존 이사 해임 및 신규 선임’ 건이다. 대주주측이 제안한 신규 이사회 후보 4명과 기존 경영권을 쥐고 있는 이사회 측 후보 5명간 표 대결을 벌리게 된다.

문제는 이사진 교체 배경을 놓고 노사와 대주주간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린다는 점이다. 올해 5월 삼부토건의 최대 지분을 확보하며 새로운 대주주가 된 우진(105840)은 “현 경영진이 불필요한 유상증자를 감행해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치고 있어 이사진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인 우진은 원자력 계측기 생산업체다. 올해 5월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삼부토건 지분 23.03%를 매입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선 상태다.

반면 삼부토건 사측은 우진을 건실한 경영보다 자산을 불리려는 목적의 투기세력으로 의심하고 이사회 장악을 저지하고 있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지난해 법정관리를 졸업하는 과정에서 인수·합병(M&A)을 통해 최대주주가 된 DST 컨소시엄 등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은 하지 않고 회사의 유보자금을 빼돌리려다 실패했다”며 “자신들의 계획이 실패하자 우진에게 지분을 팔아 새로운 얼굴 마담으로 하여금 회사 경영을 조정하려는 속셈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삼부토건은 작년 10월 DST로봇을 중심으로 DST글로벌합자회사·이아이디·SB컨소시엄· SB글로벌합자회사 등 DST 컨소시움에 인수·합병(M&A)되면서 법정관리를 졸업했다.이들 컨소시엄 주요 대표와 고문은 삼부토건 주요 요직을 꿰차며 사내 유보금을 유출하기 위한 340억원 규모의 ‘외부 투자 계획’을 세웠지만 이사회에서 부결처리돼 실패했다. 노조는 이들을 기업사냥꾼으로 판단하고 배임횡령·무자본 M&A·이면계약 등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검찰 고발한 상태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이전에 DST 컨소시엄 일부 자금을 관리하던 업체인 J-stone 파트너스가 JC파트너스로 이름을 바꿔 현재 우진의 자산운용사가 됐다”며 “다시 말해 이전 기업사냥꾼 세력은 여전한 가운데 겉으로 드러난 출자사만 우진이라는 새로운 얼굴로 바꿔 경영권 장악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대주주 ‘우진’ vs 삼부토건 ‘노사’ 엇갈리는 주장

우진은 이전 삼부토건 최대 주주였던 투기자본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사측의 억측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우진측은 “삼부토건 지분 매입을 위해 지금껏 329억원의 인수자금을 정당하게 납부했고, 나머지 지분 매입에 대해서도 계약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이라며 “사측이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일방적인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사측이 삼부토건을 종업원 지주회사로 만들기 위해 대주주의 의결권 확보를 막아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진 관계자는 “삼부토건 현 이사진이 지난 9월 대규모 일반공모방식 유상증자를 해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최근 또 다시 유상증자를 시도했다”며 “이는 주주들이 입을 피해를 무시한 채 사측의 우호 지분만 늘리려는 술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사측의 반론도 첨예하다. 삼부토건 고위 임원은 “법정관리를 거치면서 신용등급이 하락해 사업 수주를 위해서는 보증금 선납을 위한 현금이 필요, 유상증자를 진행한 것”이라며 “또 당시 주가하락은 대북경협주 등 외부 요인에 따라 4~5월 급등했다가 떨어진 것으로 같은 대북경협주였던 남광토건이나 한라 등의 주가 흐름과도 유사하다”고 일축했다.

대주주와 사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오는 22일 열리는 삼부토건 주주총회를 앞두고 양측은 삼부토건 지분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소액주주들과 접촉하면서 주총 위임장을 확보하는 중이다. 이사회는 기업 경영의 최고 결정기관인 만큼 향후 신규 이사진에 따라 삼부토건의 경영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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