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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불붙은 AI 반도체 전쟁, 초격차 기술에 사활 걸어야

논설 위원I 2024.04.17 05:00:00
미국 정부가 그제(현지시간)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실행하는 삼성전자에 대해 반도체법에 따라 64억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를 투자해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으며 2030년까지 투자액을 450억달러로 늘려 첨단 반도체 공장을 하나 더 건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패키징 시설과 첨단 연구개발(R&D) 시설도 신축해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미국은 2030년까지 세계 첨단 반도체 생산량의 20%를 자국 내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유인책으로 활용하는 내용의 반도체법을 입법했다. 이 법에 따라 지난달과 이달 초에 미국 반도체기업인 인텔에 85억달러, 대만 기업인 TSMC에 66억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키로 한 바 있다. 반도체 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지원은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국내로 끌어들임으로써 제조업을 부활시키고 글로벌 기술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등 경제와 안보 전략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 첨단 반도체 분야의 기술 패권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의 주무대로 부상했다. 삼성과 TSMC·인텔의 초격차 경쟁도 불가피해졌다. 세계 파운드리 1위 기업인 TSMC는 2028년까지 미국 애리조나주에 650억달러를 투자해 1~4 나노 공정을 커버하는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인텔도 향후 5년간 1000억 달러를 투입해 1나노대 초미세 공정이 가능한 생산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도 테일러시 신축 공장에 2나노 공정 도입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의 핵심은 인공지능(AI) 시대의 두뇌 역할을 하게 될 AI반도체 기술 패권을 누가 먼저 장악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은 반도체 불모지에서 후발 주자로 출발해 짧은 기간에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1위 국가로 성장한 경험이 있다. 이제는 AI 시대를 이끌어 갈 AI반도체 분야에서 또 한 번의 도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한민국 미래가 AI반도체에 달려 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R&D와 AI반도체 산업을 이끌 인재 양성에 국가적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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