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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문화시대]③ '직딩들 애환'에 노동 책 판매 58.4%↑

이윤정 기자I 2018.06.26 05:36:00

사회 만연한 장시간 노동 문제 등 꼬집어
'죽도록 일하는 사회' '주4일 근무시대' 등
직장인 애환 그려낸 에세이도 인기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5일 앞으로 다가온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현시대의 노동과잉 문제를 다룬 책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사회에 만연한 장시간 노동 문제와 근로여건 양극화 등을 꼬집는 인문서부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욜로(YOLO·인생은 한번뿐)’ 등의 해법을 모색하는 책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최근 교보문고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이 발표된 2월 이후 출간된 노동·근로 관련 도서는 총 38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58.4% 늘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52시간 근무제 발표 이후 노동관련 도서의 판매량이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며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관련 도서를 찾는 독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선 과잉 노동을 다룬 책들이 눈에 띈다. 일본의 원로경제학자가 어떻게 지금과 같은 과노동사회가 됐는지 분석한 ‘죽도록 일하는 사회’(지식여행)가 대표적이다. 저자는 정보기술의 발전이 경제활동의 24시간화를 초래하며 과노동을 야기했다고 분석했다. ‘노동의 미래’(민음사)는 이코노미스트지의 수석 편집자이자 경제칼럼니스트인 라이언 아벤트가 디지털 혁명과 인간 노동, 그리고 ‘부(富)’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책이다. 디지털 혁명이 가져온 자동화와 세계화, 전문가의 생산성 향상 등이 노동력의 과잉을 초래한다고 봤다.

전 세계의 노동문제를 살펴본 책도 있다. ‘주4일 근무시대’(율리시즈)‘는 유럽 노동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노동시간 단축 문제를 다뤘다. 프랑스의 ‘주4일 32시간 노동’을 중심으로 대량 실업 사태를 해결하려면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독일의 ‘위장 전문기자’가 노동착취 현장을 보도한 ‘버려진 노동’(나눔의집)은 노동 선진국으로 알려진 독일의 불법노동 현실을 파헤쳤다. 인도의 독일 자동차 하도급 공장, 메르세데스 벤츠, 프랜차이즈 노인요양업체 등에 몇달 동안 잠입해 작성한 르포를 모았다. 대기업들이 최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어떻게 노동자들의 숨통을 조이는지 생생히 전한다.

노동에 지친 직장인들의 애환을 그려낸 에세이도 인기다. 타인이 정해준 인생 매뉴얼에서 벗어나 내 인생을 살아보길 권하는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웅진지식하우스)는 속도전에 지쳐 사표를 쓰고 느린 인생을 자청한 저자의 경험담을 담았다. 이 밖에 직장생활의 고달픔을 그림으로 전하는 ‘어차피 다닐 거면 나부터 챙깁시다’(허밍버드)’와 생업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직업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잡다한 컷’(위즈덤하우스) 등도 공감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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