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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朴에 보낸 편지 놓고…최태원·노소영 진실게임

성문재 기자I 2017.06.23 06:00:00

최 "아내의 사면 반대 서신 들은 적 있어 "
노 "남편 석방 탄원서까지 냈는데 억울해"
노, 檢·최회장 주장에 반박 "내가 그랬다는 증거 내놔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이데일리 성문재 한광범 기자]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이 남편의 수감생활 중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적인 서신을 보냈다는 검찰의 수사 내용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앞으로 진실 공방으로 비화할 것으로 보인다.

노소영 관장은 22일 서울 장충동 통섭인재양성소 ‘타작마당’에서 가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전혀 그런 적 없다”며 “제가 그랬다는 증거를 제시하라고 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노 관장은 이어 “오히려 남편을 석방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적은 있다”며 “(부정적인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는 이야기는) 대체 누가 지어낸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 “대체 누가 지어낸 것인지 모르겠다”

이날 최태원 회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22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해 2월16일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상황을 설명하고 검찰의 수사 내용에 대해 증언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최 회장의 증언과정에서 노 관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최 회장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은 최 회장에게 “증인의 처(妻)인 노 관장이 2015년 8월 14일 증인의 사면이 결정되기 전에 박 전 대통령에게 증인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이 담긴 서신을 보낸 사실에 대해 알고 있나”고 물었고 최 회장은 한동안 머뭇거리다가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유영하 변호사의 반대 신문에서도 노 관장의 반대 서신에 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유 변호사는 “증인은 노 관장의 사면 반대 서신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는데 구체적으로 안 시점은 언제냐”는 질문에 대해 최 회장은 “처음엔 풍문으로 누군가 얘기해줘서 조금씩 들었고, 시기는 확정하기 어렵지만 사면 후에 들은 것은 확실하다”고 증언했다.

해당 질문은 최 회장이 2015년 12월 불거진 사생활 문제로 2016년 2월 진행된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당시 동생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의 사면·가석방 건의를 완곡하게 언급할 수밖에 없었던 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최 회장은 ‘대통령에게 앞서 불거진 개인 가정사로 부정적 평가가 아닌, 좋은 경영자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했기에 동생 가석방 문제를 함부로 꺼내기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었던 것’이라는 검찰 지적에 동의했다.

◇“가정 지키려고” vs “이중적인 행동”

검찰과 최 회장 측이 인지하고 있는 내용이지만 작성자로 알려진 노 관장은 부인한 셈이다.

노 관장의 말과 검찰의 주장이 상반되면서 새로운 진실 공방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가정을 지키겠다”고 언급하면서 일반인의 동정을 받아온 노 관장의 이중적인 행동과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노 관장 측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대기업인 SK그룹과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앞서 최 회장은 회사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3년 1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그는 2015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나기 전까지 2년 7개월가량 복역했다.

사면 이후인 2015년 12월엔 한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 동거녀와 혼외자의 존재를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노 관장과의 관계에 대해선 “관계를 잘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밝혀 이혼을 기정사실화 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 전 관장은 최 회장의 이혼 요구를 거절했으며 현재도 법적 부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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