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문제는 우리 주변에 넘쳐나는 정체불명의 언어들이다. 그중에서도 텔레비전의 책임이 작지 않다. 집집마다 안방을 점령한 텔레비전과 인터넷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신조어들이 계속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코미디 프로그램의 걸러지지 않은 표현과 대중가요의 가사들이 이러한 추세에 한몫 거들고 있다. 휴대전화 메시지의 문자들이 오염되는 등 청소년을 중심으로 언어 왜곡이 심화되는 것이 그런 결과다. 방송사들이 아름다운 우리말 사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뜻을 모았다니 지켜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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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복잡한 맞춤법 정책이 한글에 대한 친근감과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닌지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기역, 니은, 디귿을 배우기보다 띄어쓰기가 더 어려워서야 한글에 대한 자부심을 내세우기 어렵다. 종래 비속어로 간주하던 생활 용어들을 표준어로 인정하는 기준도 명확하지가 않다. 아예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을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내 지명이나 문화재 명칭을 영어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좀 더 명확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우리도 헷갈리는 터에 외국인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리 없다. 국제화 시대를 맞아 우리의 문화와 관광시설은 물론 한글의 과학성을 외국인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글 사랑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