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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스요금 오르나…31일 발표 앞두고 에너지주 들썩

최훈길 기자I 2023.03.29 05:40:00

2분기 전기·가스요금 31일 확정
한전, 가스공사, 도시가스주 ↑
한전·가스公 적자로 인상 불가피
野 “인상 재검토해야” 정치권 변수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오는 31일 발표되는 2분기 전기·가스요금을 앞두고 전기·가스 관련주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전력의 영업손실,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기 때문에 요금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전남 나주에 위치한 한국전력 본사, 대구에 위치한 한국가스공사 본사 모습. (사진=이데일리DB)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주가 등락률(17일 종가 대비 28일 종가 기준)을 확인한 결과, 전기·가스 관련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한전(015760)은 2.5%, 가스공사(036460)는 0.74% 각각 올랐다. 서울가스(017390)는 2.37%, 삼천리(004690)는 1.38% 각각 올라 도시가스 관련주도 잇따라 상승세를 탔다.

이렇게 전기·가스 관련주가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정부가 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지난 16일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간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한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가스공사는 지난 17일 도시가스 원료비 조정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산업부는 올해 전기요금을 kWh당 51.6원, 올해 가스요금을 MJ당 10.4원 각각 인상하는 방안은 작년 말 국회에 보고했다. 2026년까지 한전과 가스공사의 적자를 해소하려면 이같은 인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작년 말 기준으로 한전의 영업손실은 32조6000억원,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8조6000억원에 달한다.

물가 안정을 고려하는 기획재정부와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중시하는 산업부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어 최종 결과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전기·가스요금이 결국 인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28일 한전은 0.11% 오른 1만8400원, 가스공사는 2.05% 오른 2만7350원을 기록했다.

정혜정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전과 가스공사 주가 모두 상승 여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전의 경우 연초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던 전기요금 기준연료비 단가가 31일에 얼마나 인상될지가 관건”이라며 “가스공사는 시차가 발생하더라도 요금 인상을 통해 미수금을 모두 회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다만 정치적 이슈가 막판 변수가 되고 있다. 요금 인상론 가능성이 거론되자 야당에서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2분기 가스·전기 요금 인상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8일 “무책임한 주장”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3분기는 여름철 냉방기 사용 급증, 4분기는 총선 직전이어서 2분기가 요금인상 적기”라며 “한전·가스공사 경영 어려움, 한전 회사채 발행에 따른 채권시장 불안, 몰아서 올릴 경우 커지는 국민 부담 등 경제적 측면을 우선 고려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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