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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도 더위는 못 참는다"…가전업계, 에어컨 ·제습기 판매 '껑충'

이다원 기자I 2022.07.17 09:40:34

고물가에도 더위·장마 못 참아…냉방·제습 수요↑
‘고효율’ 앞세워 창문형 에어컨·제습기 내놨다
“‘의류관리기’ 어때요?” 신가전 홍보 ‘일석이조’
늘어난 수요에 판매량·시장 확대 예상…“주시 중”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 독립 3년차인 정모(31)씨는 고민 끝에 올해 벽걸이형 에어컨을 새로 장만했다. 물가가 매섭게 오르면서 지출을 줄여야 하지만 날이 더워지면서 구형 에어컨으로 버티기 힘들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다. 정 씨는 “신형 에어컨이 에너지 효율 등급이 더 높아 전기요금도 아낄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며 “종일 비가 올 때는 제습 기능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폭염과 장마가 이어지면서 에어컨 등 냉방·제습가전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공포가 커지고 있지만 변덕스런 날씨 때문에 관련 가전을 어쩔 수 없이 구매하려는 수요가 꾸준한 모양새다. 이에 삼성·LG 등 가전기업은 계절 특수를 잡기 위해 ‘고효율’을 앞세워 국내외 냉방·제습가전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폭염과 장마가 반복되면서 냉방·제습가전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열흘간 판매된 에어컨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 늘었다. 제습기 판매량의 경우 158% 급증하며 수요를 입증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자사 무풍에어컨을 이달 14일 기준 국내 시장에서 누적 700만대 이상 판매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루 평균 3000대가량을 판매한 셈이다.

전 세계 수요 역시 이어지면서 에어컨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에어컨 시장은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6.2%를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모델이 한단계 진화한 설치와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2022년형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핏(Window Fit)’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계절 특수를 노린 가전업계도 냉방·제습가전 마케팅에 나선 가운데 저렴한 전기요금과 간편한 설치 등을 앞세운 창문형 에어컨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핏’을 내놓고 SNS를 통해 제품을 알리고 있다. LG전자 역시 SNS를 활용해 10년만에 창문형 에어컨인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를 재출시하고 중소형 냉방가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길어진 장마로 꿉꿉한 날씨를 공략한 제습가전 마케팅 역시 활발하다.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에어컨 대신 제습기를 통해 쾌적한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수요가 이어지면서 대형 가전기업은 올해 제습기 라인업을 확충한 상태다.

2022년형 LG 휘센 듀얼 인버터 제습기. (사진=LG전자)
가전기업들은 제습기 신제품의 ‘고효율’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5년 만에 인버터형 제습기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에 재진출했다. LG전자 역시 지난 5월 2022년형 듀얼 인버터 제습기를 내놨고 위니아도 올해 ‘듀얼 컴프레서’를 탑재해 저소음·고효율을 잡은 제습기를 출시했다.

그러면서도 제습가전에 의류관리기 등 신가전을 포함하며 저변을 넓히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삼성전자 에어드레서, LG 스타일러 등 의류관리기의 의류 건조기능과 공간 건조기능을 통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고 홍보하는 식이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최근 날씨가 더운 동시에 비까지 많이 내리면서 에어컨을 비롯한 냉방가전과 제습기 등 제습가전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한동안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흐름을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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