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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탄소중립 향한 첫 걸음은 산불방지

박진환 기자I 2022.02.07 06:30:00
[최병암 산림청장]최근 들어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로 미국 서부, 호주, 시베리아 등 지구촌 곳곳에서 전례가 없는 대규모의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이 역시도 자연이 보내는 경고이다. 산불은 산림과 인명·재산 등에 큰 피해를 주면서 매연이나 연무 등으로 막대한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를 배출하므로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산불발생시 소나무림 1㏊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54.1t이 발생되며, 이는 자동차 1대가 1년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8t)의 6.8배가 된다.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를 극복할 최적의 자연친화적 해법은 대표적인 탄소흡수원인 숲과 나무이며, UN은 비용 대비 효과가 높고 빠르면서도 부작용 없는 기후문제 해결수단으로 산림을 꼽았다. 이런 맥락에서, 기후위기의 가장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피해 중 하나인 산불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은 탄소배출 제로 실현을 위한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

지구촌 기후위기는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모두가 기억하는 2000년 삼척 등 동해안 산불로 2만 3794㏊의 산림이 불타고 850명의 이재민과 360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고, 2005년 양양산불 시에는 천년고찰 낙산사가 사라지고 이재민 412명이 보금자리를 잃었다. 지난해에도 경북 안동, 예천 대형 산불로 419㏊의 산림이 사라졌다. 산불로 훼손된 자연을 회복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동안 산림청은 산불의 효과적인 예방과 진화를 위해 최고의 시스템과 장비, 전문 인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최첨단 산불예방 및 진화의 시대를 열었다. 산불감시부터 산불신고-상황관리-진화 등 각 단계별로 다양한 첨단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부처간 협업 등을 통해 산불재해에 대한 예측-예방-대응 전 단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또 사각지대 없는 감시를 위해 드론산불감시단 32개팀이 취약지역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고, 인력접근이 어려운 곳이나 야간산불 진화를 위해 드론산불진화대를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처음으로 북한산 일원에서 인구와 주택이 밀집한 도시산불에 대응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 드론 등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실전 중심의 유관기관 합동 통합훈련을 실시했다.

최근 소각산불 근절을 위해 행정안전부, 농림수산식품부 등과 부처 협업으로 산불에 강한 마을 만들기, 소각산불 없는 녹색마을 캠페인 등을 추진하고, 인화물질 사전제거 차원의 마을 공동소각 등 실행되던 산림인접지에서의 불놓기 허가제도 폐지를 위해 산림보호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영농부산물은 관계기관·단체가 협업으로 공동 수거·파쇄하는 사업도 계속 추진한다. 지난 10년간 산불의 주요원인(63%)을 살펴보면 입산자 실화(34%)와 소각산불(29%)이 대부분으로 영농부산물 및 쓰레기 불법소각 같은 사소한 부주의, 실수, 무관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과실로 산불을 낸 경우에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산불가해자는 전문가의 산불원인 분석 및 현장 감식 조사를 통하여 반드시 검거해 형사 처분은 물론 재산 손실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등 관계 법령에 따라 강력하게 처벌함으로서 입산자 실화, 소각산불 등 실화에 대한 책임의식과 경각심을 높여 산불안전 인식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올해 봄철은 건조하고 강풍이 있는 기상여건이 예측되며,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산행인구가 늘어나고, 제20대 대선과 전국동시지방선거 등 사회적 현안증가로 산불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현저하게 저하, 산불에 대한 염려가 많이 된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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