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말말말]원희룡의 조언 "'찐' 친문 빼고는 손 잡아야 해"

권오석 기자I 2020.07.18 06:00:00

지난 15일 통합당 초선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
'찐'이란 '진짜'라는 단어의 '진'을 세게 발음한 말
진짜 친문과 반 친문 세력 분화 예견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찐’ 친문(親文)과 반(反) 친문이 분화가 될 거라고 봅니다.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광폭의 정치 전략으로 임해야 합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명불허전 보수다’에 강연자로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오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명불허전 보수다’ 10회차 모임에 강사로 나선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말이다. 이 모임은 미래통합당 초선 의원들의 공부 모임으로, 당초 60분 공개 강의에 이어 30분 비공개 질의응답으로 이어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원희룡 지사가 ‘의원들과 더 많은 대화를 하겠다’면서 강연 30분·질의응답 60분으로 바꾸고 모두 공개로 전환했다.

원 지사는 통합당 내 일체감을 조성하고, 나아가 표심을 위한 ‘확장성’을 넓히는 데도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확장성이 보수가 아닌 진보까지도 향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스스로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이유를 들어보면 학문적이라기 보단 멋있어 보여서다. 그게 ‘쿨’ 해보이고. 진보의 반대편 모습이 상식적인 시대 흐름에 맞지 않기에 그에 대한 반발로서 스스로를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 비(非)문 혹은 반문이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친문 세력 중에서도 찐 친문과 반 친문 세력이 분화가 될 거다. 우리도 집권 당시 그런 전철을 다 밟았다”며 “더불어민주당이 8월 전당대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물러나는 가운데 위에서 누르고 억제하고 봉합하는 이른바 90년대식 통제력이 약해지는 국면으로 넘어갈 거라고 본다. 그 과정에서 많은 분화가 튀어나올 거고 튀어나오는 사람들의 손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가 말하는 ‘찐’이란 ‘진짜’라는 단어에서 진을 세게 발음한 말로, 최고·최상이라는 의미다. 친문 세력 중에서도 핵심을 제외하고는, 통합당의 집권을 위해서라면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외부 세력과도 연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김영삼 전 대통령은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로 들어갔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JP(김종필)와 손을 잡았다”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몽준 후보와 손을 잡고 동정표를 얻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외부에서 많은 세력을 끌어들였고, 박근혜 후보와의 치열한 경선을 통해 외연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 지사는 2022년 대선에서 통합당이 또 다시 집권에 실패하며 당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022년에 당이 집권을 못하면 다음 공천은 다 없어질 것이다. 당 지지율이 20% 밑으로 내려가는 순간, 당을 해산하라는 국민적인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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