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기업이여! MZ세대 직원의 발판이 돼라

송길호 기자I 2022.05.27 06:15:00
[박용후 관점디자이너]“평생직장 따윈 없다. 최고가 되어 떠나라!” 배달의민족 벽 모퉁에 적혀 있는 글귀입니다. 그것도 입사를 원하는 자들이 면접을 보는 공간에 떡 하니 붙어있죠. 배민은 왜 이런 문구를 보란듯이 붙여놨을까요? 또한 그것이 회사의 성장에 도움이 될까요? 이 문구가 갖는 의미와 파괴력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요즘 젊은 세대의 특성을 제대로 꿰뚫고 있습니다.

NC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는 요즘 세대를 ‘애늙은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인터넷과 동영상, 검색이 일상의 중심에 있는 환경 가운데 성장해 온 그들의 지식량은 지금의 기성세대가 그 시절 갖고 있던 지식의 양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죠. 김 대표는 ‘보고 들은 것이 많고, 아는 것이 많은’ 그들을 예전처럼 단순히 지식이나 기술을 옮겨준다는 개념의 ‘가르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합니다. 또한 기성세대가 그들의 사고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세상이 바뀌는 속도가 숨이 차고 가쁘도록 빠릅니다. 막스 베버, 헨리 포드, 프레더릭 윈슬로 테일러의 이론으로 대변되던 기업운용의 경제원칙이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젊은이들이 일을 하고 삶을 영위해가는 곳으로서 기업을 바라보는 관점도 이미 크게 바뀌었고 지금도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해서 사원, 대리, 과장, 부장, 임원으로 성장하는 기존의 수직적 직급체제를 통한 성장시스템은 그 의미가 이미 퇴색되고 있습니다. 한 회사에 입사해서 한단계 한단계 차근 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가며 성장하던 시스템은 붕괴되고 있으며 평생직장 따위는 이미 고려대상에서 사라졌습니다. 이제 G제너레이션의 성장 생태계는 기존시스템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인사시스템 운용에 있어서도 앞서 밝힌대로 직원들을 ‘교육시킨다’ ‘가르친다’는 개념은 예전에 비해 그 효율성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motivate), 그들의 성장을 돕는(assist) 형태로 바뀌고 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한 회사에서 평생을 바치던 것을 당연하게 여겼던 부모세대와는 전혀 다른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합니다. 한 직장에서 성장의 사다리를 밟아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 따위는 당당하게 거부합니다. 오히려 자신의 성장을 위해 회사를 성장의 사다리로 활용하며, 만약 성장을 위해 ‘다른 회사’라는 새로운 사다리가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결단하고 옮기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또한 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본인의 ‘실력’이며, 본인의 ‘행복’입니다.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어야 하며, 회사의 비젼을 느낄 수 있는 회사여야 합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곳을, 자신에게 신선한 자극이 많은 직장을 좋은 직장이라 여깁니다. 자신의 의견을 묵살하고 억압적이고 소통이 안되는 조직도 그들의 기피대상 일순위입니다. 그들에게 있어 일과 삶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은 고려사항이 아니라 기본이자 필수사항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무시하는 회사는 실력있는 젊은들의 기피대상이 됩니다. 그저 먹고살려고 일하는 직원이 많은 회사는 도태됩니다. 기꺼이 그들에게 사다리가 되어주고, 성장한 직원들에게 다른 사다리가 필요하다면 기쁜 마음으로 보내주는 회사가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좋은 회사입니다. 그들이 다른 회사로 옮기면서도 “나는 어느 회사 출신이다”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회사가 좋은 회사입니다. 회사가 그들을 바꾼다기 보다는 그들이 회사를 바꾸고 있다는 점을 받아드려야 합니다.

세상은 이미 바뀌어 있고,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그걸 느끼지 못하는 회사는 시간의 문제일뿐 도태될 것입니다. 좋은 문화가 바탕이 되어야 좋은 인재는 자랍니다. 변화를 슬기롭게 수용하는 회사에 인재가 몰려듭니다. 기존의 방식만 고수하다가는 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부는 언덕같은 회사가 될 수 있습니다. 바뀐 세상을, 바뀌고 있는 세상을 느끼고 행동해야 진화할 수 있습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