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간부 지시 없었다”VS제보자 “사장에 보고했다는데”

김소정 기자I 2020.04.10 00:00:00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채널A 법조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캐기 위해 신라젠 전 대주주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를 압박했다고 폭로한 제보자 A씨는 “폭로 이후 채널A, 채널A 기자, 검찰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YTN 뉴스 방송에 출연한 제보자 A씨 (사진=YTN 방송 캡처)
A씨는 9일 YTN 뉴스 스튜디오에 출연해 이 전 대표 대신 채널A 기자를 만난 이유에 대해 “채널A 기자가 감옥에 있는 이 전 대표에게 편지를 보내는데 내용이 너무 이상했다. 저는 처음에 기자가 아니라 돈을 노린 게 아닌가 생각했다. 진짜 기자인지 확인하려고 만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 만날 때부터 본인은 채널A의 법조팀에 오래 있었고 검찰 쪽에서 가장 신뢰받는 기자다. 그러니까 유시민 이사장이나 청와대나 친여 쪽에 있는 정치인들하고의 자금 거래나 그런 게 있으면 달라. 그걸 안 주면 죽는다. 정확한 워딩이 그렇다. 가족이 구속될 수 있다. 와이프도 구속될 수 있다. 징역 20년, 30년 더 살 수 있다고”라고 말했다.

폭로 이후 ‘채널A 측의 연락을 받았냐’는 질문에 A씨는 “전혀 안 왔다. 제가 판단하기에는 (채널A의) 진상조사는 제대로 이루어질 것 같지 않다. 저를 만났던 기자들이 누가 핵심 간부와 다 논의했다, 핵심 간부가 저를 만나자고 한다, 만날 의향 있냐고도 이야기하고. 녹음파일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면 사장님한테도 보고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어떤 진상조사를 한다는 게 제대로 밝혀지지 않을 거라 본다”라고 말했다.

채널A 기자에게 연락도 오지 않았다고. A씨는 “조중동 같은 언론에서는 제가 잠적했다고 하는데 잠적한 사람은 그 기자 같다. 검찰도 연락 안 왔다”라고 말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오후 위원회를 열고 김재호 동아일보 겸 채널A 대표와 김차수 채널A 전무를 불러 검찰 유착 의혹 등 사실관계를 물었다.

김재호 대표는 “해당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만나는 과정에서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 가능성을 언급하고 제보하면 검찰 수사의 선처를 받을 수 있다는 논리로 취재원을 설득한 것은 사실”이라며 “채널A 보도본부 간부들은 부적절한 취재과정을 사전에 확인하지 못했고 이를 지시하거나 용인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윗선 개입설을 부인했다.

또 김 대표는 “2월초 신라젠 등에 대한 검찰 재수사 이후 해당 기자는 취재를 시작하겠다고 법조팀장과 사회부장에게 보고를 했지만 법조팀장은 이철 전 대표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 등 구체적인 내용은 보고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MBC는 지난달 31일 채널A 기자가 투자자를 속여 수천억원을 끌어모은 혐의로 남부구치소에 수감 돼 있는 이 전 대표에게 신라젠 수사를 검찰이 재시작했다고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채널A 기자는 제보자 A씨에게 모든 의혹을 이 전 대표에게 넘기고 있으니 유시민 이사장을 비롯한 현 여권 인사들의 비위를 알려달라고 압박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