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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경 회장 "여성의 사회적 관계망 확대할 것"

박철근 기자I 2015.12.29 06:00:00

성별로 할 일 구분 뚜렷한 한국사회 편견 잡아야
여성기업인 전용 인터넷은행 및 대통령직속 여성경제인委 설립 등 5대 공약
지능형 운전지원시스템 분야로 사업 확대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우리 사회는 남성이 해야 할 일, 여성이 해야 할 일 등에 대한 구분이 너무 뚜렷합니다. 이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편견을 바로잡아 여성 경제인들의 활동영역을 넓히겠습니다.”

지난 22일 제8대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여경협) 회장으로 당선된 한무경(57) 효림그룹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대의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선 후 마음이 편해질 줄 알았는데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니 어깨가 무거워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직속 여성경제인 위원회 설립추진 △여성경제인 명예의 전당 및 여성경제연구소 설립 △여성기업전용 인터넷 은행 설립 △여성경제인 공동브랜드 개발 △회원사 생산제품 구매를 위한 ‘서로사랑 네트워크’ 구축 등 5대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5가지 공약은 여성경제인들의 성장을 돕는데 종·횡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며 “3년 단임이라는 임기가 짧을 수도 있지만 여성 경제인들이 합심해서 지원한다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여성 경제인들이 한국 사회에서 자리매김하기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여성이기 때문에 특별히 갖춰야 할 것들은 없다고 본다”면서도 “한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감성적 경영 자질이 뛰어난 여성 경제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한국 사회가 성별로 할 일을 구분짓는 게 뚜렷한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 경제인들에게 가장 힘든 것 중의 하나가 남성이 할 사업, 여성이 할 사업으로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 회장은 남성들이 주로 진출하는 자동차 부품사업을 하고 있다. 이화여대에서 문헌정보학 석박사를 취득한 그는 외환위기 직후 부친의 권유로 사업가로 변신하게 됐다.

자동차 부품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그는 1998년 효림산업을 설립한 후 현재 효림산업 외에도 효림정공, 효림에코플라즈마, 효림 H.F, 디젠 등 5개 계열사를 경영하고 있다.

직원 15명과 함께 시작한 효림그룹은 약 20년이 지난 현재 100배인 1500명으로 늘어났고 그룹 매출은 8000억원을 넘어선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한 회장은 “사업 초기 금융권에서도 자동차 부품 사업을 여성이 할 수 있겠냐는 편견이 가득했다”며 “하지만 꾸준히 거래처와 생산품목을 늘리는 모습을 보고 금융권의 신뢰도 높아졌다”고 회상했다.

이 때문에 한 회장이 주목하는 분야는 여성 경제인들의 사회적 네트워크다.

그는 “여성 경제인들이 사업을 성장시키지 못하는 것은 개인적 능력보다는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지연·혈연·학연 등 네트워크 구축에 취약한 한국 사회의 구조적 한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 공약 중 하나인 대통령 직속 여성경제인위원회 설립도 이같은 사회적 관계성에서 취약한 여성 경제인들을 보완해주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여성 경제인들의 사업을 확대시키고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여경협 회장의 역할뿐만 아니라 효림그룹의 수장으로써도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쓸 예정이다.

그는 “자동차 안전기술과 자율주행차량 시장이 확대되면서 각종 센서를 융합한 ADAS(지능형운전지원시스템)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은 시류를 반영해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 회장은 마지막으로 “기업은 앞으로 지역, 국가와 함께 나눔과 협력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조업의 기술·감성 경쟁력을 강화해 100년 이상 지역과 국가에 기여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한무경 제8대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은 여성의 사회적 관계망 확대와 사업 영역에서 남녀로 구분짓는 편견을 깨 여성경제인의 경영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진= 효림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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