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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 "디지털 '올드보이', 필름 느낌은 그대로"

최은영 기자I 2013.11.18 08:26:59

'올드보이' 10년 만에 디지털 변환
색감 보정했지만 필름 거친 입자 살려
21일 재개봉..10년전 개봉일과 같아

‘올드보이’를 10년 만에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하는 박찬욱 감독이 15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박찬욱 감독(50)의 ‘올드보이’가 10년 만에 재개봉된다. 필름을 디지털로 변환하는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쳤다. 박 감독이 ‘올드보이’ 10주년을 맞아 직접 스크래치를 지우고 먼지를 걷어내고 색감을 매만졌다.

“‘올드보이’는 필름으로 찍고, 필름으로 상영하던 시절에 만든 영화예요. 지금까지도 세계 곳곳에서 상영되는데 낡은 프린트 때문에 화면에 비가 오고 먼지가 낀 상태로 보이는 게 늘 안타까웠죠.”

영화 개봉을 앞두고 15일 서울 홍익대 인근 한 카페에서 만난 박 감독은 디지털 보정 작업을 거쳐 ‘올드보이’를 다시 선보이게 된 이유를 이 같이 밝혔다. 박 감독은 평소 자신의 과거 작품을 다시 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드보이’를 다시 본 것도 9년 만이다. 박 감독은 필름의 입자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거칠어 놀랐다고 했다. 하지만, 입자를 애써 곱게 매만지진 않았다. 그것이 ‘올드보이’의 성격이자 필름 영화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편집과 음향 역시 그대로다.

‘올드보이’는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박 감독은 이 영화로 세계적인 거장이 됐고 할리우드(‘스토커’ 연출)에도 진출했다.

박 감독은 ‘올드보이’에 대해 “내 영화 인생 한복판에 놓인 작품으로 한창 시절 느낌이 나는 영화”라고 말했다. 그는 ‘올드보이’ 이전에 네 편, 이후에 또 네 편의 영화를 선보였다. 박 감독의 이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복수 3부작’(‘복수는 나의 것’·‘친절한 금자씨’) 중간 편에 해당하는 이 작품은 개봉 당시 근친상간을 소재로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 감독은 “‘올드보이’를 개봉하던 당시에는 마지막 반전을 꼭꼭 숨기느라 정신이 없었다”라며 “당시 관객들이 ‘충격적인 결말이 과연 뭘까?’ 궁금해하며 영화를 봤다면 지금 ‘올드보이’를 다시 보는 사람들은 그런 결말을 이끌어내기 위해 처음부터 영화가 어떻게 설계됐는지를 챙겨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디지털 시대에 접하는 필름의 질감도 반가울 것이다”고 관람 정보를 귀띔했다. 이어 “2003년 개봉 당시 나이가 어려서, 혹은 다른 이유로 못 봤던 분들이 보게 된다면 더욱 의미가 클 것 같다”고 기대했다.

‘올드보이’는 10년 전 최초 개봉일과 같은 11월 21일 재개봉한다. 할리우드에서 스파이크 리 감독이 리메이크한 ‘올드보이’ 역시 이달 말 미국 전역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어 이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차기작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할리우드 영화와 한국영화 ‘아가씨’ 중에 한 편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연말까지 미국에서 각본을 받아본 뒤 결정할 계획이다. 범죄 스릴러 ‘스토커’에 이어 미국에서 선보일 영화로는 서부극·스파이 스릴러·공상과학물을 특히 염두에 두고 있다. ‘아가씨’는 새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한 시대극으로 ‘올드보이’ 프로듀서였던 임승용 씨가 대표로 있는 용필름에서 제작을 준비 중이다.

‘올드보이’ 재개봉 포스터. ‘올드보이’는 두 남자의 얽히고설킨 복수를 다룬 작품으로 최민식, 유지태, 강혜정 등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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