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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패널 공장 가동률 '뚝'…K-디스플레이, OLED로 살 길 찾는다

이다원 기자I 2023.02.01 06:00:00

1Q 디스플레이 팹 가동률 67%로 횡보
예상보다 느린 회복…2분기도 어렵다
韓디스플레이, 가동률 두자릿수 뛸 듯
삼성·LG, OLED 전환 '신의 한 수' 뒀다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팹(공장) 가동률마저 떨어지며 깊은 침체기에 빠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이 올해 상반기에도 더딘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한발 앞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하고 있는 한국 디스플레이 시장만은 올 2분기 빠르게 회복 궤도에 오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31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전 세계 디스플레이 팹 가동률은 올해 1분기 67%로 예상된다.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에 따른 결과다. 지난해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수요 위축으로 인해 재고가 급증하면서 공장 가동률을 크게 줄였다. 작년 1분기 87%였던 가동률은 2분기 81%, 3분기 65%로 급격히 둔화했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디스플레이 시장은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DSCC는 “지난해 쌓인 디스플레이 공급망 내 과도한 재고가 지난해 하반기 가동률 둔화로 줄어든 상태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시장 회복을 방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고 조정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가동률이 소폭 개선된 67%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이르면 2분기부터는 가동률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국가별 가동률은 올 1분기 중국·대만·한국·싱가포르·일본 순으로 점쳐진다. 다만 2분기에는 한국 가동률이 두자릿수 이상 상승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는 OLED에 집중하고 있는 국내 디스플레이 시장 특성과 연관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디스플레이 패널 중 OLED 비중은 56%에 달한다.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LG디스플레이까지 LCD 생산을 중단하고 OLED로 전환하면서 세대교체가 발 빠르게 이뤄졌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LCD 대신 성장 여력이 LCD 대비 크고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채용처 역시 늘어나고 있는 점에서다.

일찌감치 OLED에 올라탄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역대급’ 호실적을 올린 데 이어 올해도 OLED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매출 34조3800억원, 영업이익 5조9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4%, 33.4% 높은 실적을 냈다. 하이엔드 스마트폰용 OLED 생산에 집중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 나간 결과다. 최권영 디스플레이 부사장은 “10년 이상의 대량생산 경험과 경쟁우위를 토대로 스마트폰용 OLED에서의 경쟁 우위를 지속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낸 LG디스플레이도 OLED로의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 향상을 모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TV·모니터 등 중대형 OLED 시장 확장을 노리고 있다.

이원재 LG디스플레이 대형전략마케팅 담당은 “올해 OLED 출하 규모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예상한다”며 “차별화한 가치를 바탕으로 고가 TV 시장 점유율을 올해 30% 상회하는 수준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LG디스플레이는 OLED 매출 비중을 키울 방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술 주도권이 한국에 있는 OLED 패널이 최근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에 대거 쓰이며 점차 대세가 되고 있다”며 “고객 수요가 돌아오기에 앞서 신시장을 국내 기업이 선제로 개척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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