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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돈' 정체…목숨 걸고 파헤쳐

장병호 기자I 2019.01.09 05:03:30

나는 세계 일주로 돈을 보았다
코드 우드먼|304쪽|갤리온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억대 연봉을 자랑하는 애널리스트를 그만두고 살아 있는 경제를 체험하고자 무작정 집을 떠났던 저자가 다시 세계일주에 나섰다. 전작 ‘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와 ‘나는 세계 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로 세계의 경제 현장을 체험하고 공정무역의 불편한 진실을 목격했던 그가 이번에는 돈, 그중에서도 ‘검은 돈’이 지배하는 지하경제를 주목한다.

저자는 자신을 미끼로 삼아 암시장에 뛰어들었다. 무모해 보이지만 “범죄는 세계 경제의 일부며 거대한 산업과 비슷”할 뿐이란 생각으로 내린 결단이다. 위조지폐를 만들어 유통하고 여성과 아이들의 인신매매, 코카인 밀수 등이 일어나는 목적은 곧 ‘돈’이기 때문이다.

지하경제의 시장은 상상 이상으로 거대하다. 세계 노동인구의 절반인 18억명이 암시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세계 ‘범죄기업’의 수익은 세계 500대 기업 중 50개 기업의 수익을 합한 것보다도 많다. 그렇다면 이 돈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이들이 돈을 벌기 위한 경제활동이라고 부르는 범죄의 피해자가 바로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저자의 말이 무섭게 다가온다.

아르헨티나 위조지폐시장을 조사하다 마약에 취해 총질을 해대는 갱단과 마주하고, 멕시코에서 택시를 탔다 전 재산과 목숨까지 잃을 뻔하는 등 영화 같은 이야기가 생생하다. 더 놀라운 것은 허구가 아니라 지금 지구상 어디선가 일어나는 현실이란 것. 범죄를 지배하는 돈을 통해 자본주의 욕망의 어두운 이면을 바라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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