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30’ 골프 빈자리 노렸지만 月84대 판매…해치백은 안되나

신형 i30. 현대자동차 제공.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판매중단된 폭스바겐 골프의 빈자리를 노려 지난해 9월 내놓은 ‘신형 i30’의 판매량이 출시 3개월 이후 월 100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한국에서 해치백은 안된다’는 업계의 정설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

이러한 가운데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해치백 모델인 ‘클리오’를 출시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은 ‘마케팅 집중의 문제’라며 해치백이 한국에서 안될 이유가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의 마케팅이 통할지 주목된다.

5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i30의 판매량은 84대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94대에 이어 두 달 연속 월 판매량이 100대 미만으로 떨어진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5년만의 완전변경 모델인 신형 i30을 출시했다. 출시 전 월 100대 미만이 판매됐던 i30은 지난해 9월 172대, 10월 648대, 11월 463대로 신차효과를 거두는 듯 했지만 12월과 올 1월에 판매량이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출시 당시 사전계약 대수가 약 1000대 정도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판매대수와 비교하면 사전계약 외에 추가 판매된 차가 거의 없다는 얘기다.

현대차는 신형 i30을 출시하며 ‘핫 해치’라는 콘셉트로 유럽형 주행감성을 강조했다. 특히 기존 해치백을 구매한 사람들의 재구매율이 높다며 폭스바겐 골프의 빈자리를 메울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지만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아예 준대형차나 소형차로 양극화되어 있는 국내 시장에서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쉽지 않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골프는 해치백이라는 모델 특성보다 ‘폭스바겐’이라는 브랜드가 소비자들에 더 어필했다”며 “특히 해치백의 실용성과 소형 수입차의 가격경쟁력이 더해져 인기를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골프 외에 한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은 해치백 모델은 없다. 현대차 i30을 비롯해 한국GM의 아베오, 또 다른 수입차인 BMW 118d 등은 브랜드 내에서 판매량이 미미한 수준이다.

이러한 가운데 르노삼성이 올해 해치백 모델인 클리오를 출시할 계획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박동훈 사장은 폭스바겐코리아 대표 재임 당시에 골프를 들여와 성공시킨 장본인이다.

박동훈 사장은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해치백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고객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모델을 꾸준히 마케팅 하지 못한 탓”이라며 “골프가 성공한 사례가 있고 해치백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홍보한다면 한국에서 해치백이 안될 이유가 없다”고 자신했다.

르노삼성은 클리오를 QM3와 같이 완성차로 수입해 올 상반기 중 판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