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단 며칠 앞두고 여야의 막판 대결이 치열하다. 여야 지도부가 하루 차이로 부산을 차례로 내려가 각 당 후보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제까지 공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부분 우세했다. 다만 박 후보를 향한 엘시티(LCT) 특혜 분양 의혹 등 네거티브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선거 결과를 함부로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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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심판해야” vs “집권당에 힘 싣자”
현장에서 직접 들은 부산의 민심은 크게 ‘정권 심판론’과 ‘집권 여당론’ 크게 두 부류로 나뉘었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현 정권의 실정에 크게 실망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주부인 유성령(60·여)씨는 “쓰지 않아도 될 세금으로, 코로나19로 어러운 시기에 선거를 치러야 하지 않느냐. 현 정부가 너무 못하는 게 많다”며 “민주당 출신인 오거돈 전 시장도 대체 무엇을 잘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인 강지웅(59·남)씨는 “현재 민주당과 서울·부산시장 후보들의 정치적 한계는 명확하다. 무능, 오만, 위선이 합쳐진 상황이다. 이번에는 꼭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며 “박 후보는 기존 정치 세력 인사들보다 개혁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어 보인다. 부산이 문화적으로 혁신적인 도시가 될 것 같다”고 추켜세웠다.
집권 여당에 한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동래구 주민 이영숙(59·여)씨는 “민주당이 잘했다는 건 절대 아니다”면서도 “그나마 집권당인 민주당 후보가 지역을 위한 예산이나 사업을 가져오는 데 좀 더 유리하지 않겠나. 정책적으로 일관성을 유지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직장인 김주현(33·남)씨는 “부산은 경제 위기로 인해서 서민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재산이 엄청 많지도 않고, 재산 관련 의혹도 별로 안 보이는 김 후보가 뭔가 서민의 아픔을 더 잘 이해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부자 정당을 뽑는 것보다는…”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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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굳히기’·민주당 ‘뒤집기’ 총력
여론조사에서는 마지막까지 박 후보가 김 후보에 유리했다. 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입소스가 KBS·MBC·SBS 의뢰로 지난달 31일 부산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46.8%, 김 후보는 26.7%를 기록했다. 두 후보간 격차는 20.1%포인트였다.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최근 선거 결과에서도 민심은 여당에서 야당으로 기울고 있다.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당시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시장이 과반인 55.23%를 득표하며 37.16%를 얻은 서병수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총선에서는 부산 지역구 18석 중 15석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돌아갔다. 비례대표 득표율에서도 미래한국당이 43.75%로 더불어시민당(28.42%)에 앞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 전까지는 변수가 남아있다. 박 후보의 아파트 특혜 분양,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여당에서 꾸준히 물고 늘어지고 있어서다.
이에 각 당 지도부가 선거 전 마지막 주말까지 총력전을 펼쳤다. 국민의힘은 굳히기, 민주당은 읍소 전략으로 나섰다.
지난 3일 부산을 찾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김영춘 후보는)10년 동안 4번 (선거) 중에 3번 떨어졌다”며 “이제 김영춘에게 여러분이 한 번쯤은 제대로 일할 기회 주셔도 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날 4일에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 남구와 동래구로 내려가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단순한 선거가 아니다. 지난 4년 간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심판하는 선거다”며 “4월 7일 보궐선거는 과거 오거돈 시장의 성폭력 사태로 발생한 선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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