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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을 어찌할꼬"…저축은행·캐피탈사 신용도 ‘위태’

박미경 기자I 2023.07.01 08:20:00

[위클리 크레딧]
한기평, 한국씨티은행 신용등급 AAA→AA+ 내려
웰컴·OSB저축은행, 오케이캐피탈…등급전망 ‘부정적’
두산에너빌리티는 등급전망 상향에 신용등급 오를 가능성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이번주 크레딧 시장에서는 저축은행·캐피탈사 등 금융업종의 등급 하향 적신호가 켜졌다. 반면 원전 관련 사업환경 개선으로 두산에너빌리티(034020)는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됐다.

◇ 한국씨티銀, 신용등급 하락…저축은행·캐피탈사도 ‘우울’

한국씨티은행 본사 전경. (사진=씨티은행)
한국기업평가는 한국씨티은행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소비자금융의 단계적 폐지로 시장지위가 약화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021년 10월 가계여신, 개인사업자 대출 등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 결정에 따라 지난해 2월부터 소비자금융 신규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김경률 한기평 연구원은 “2023년 3월 말 기준 총여신에서 소비자금융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60%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향후에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서 시장지위 약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신용평가는 웰컴저축은행(BBB+), NICE(나이스)신용평가는 OSB저축은행(BBB)의 신용등급 전망을 각각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와 수익성 저하, 연체율 상승 등으로 자산건전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웰컴저축은행의 본 PF와 브릿지론을 합한 부동산금융 잔액은 1조4776억원으로 총여신의 27%를 차지한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비중이 212%에 달하며, 이 중 브릿지론(8350억원)은 164%에 이른다.

부실여신비율도 빠르게 상승 중이다. 1개월 이상 연체율이 2021년 말 2.6%에서 올해 3월 말 4.4%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9%에서 6.8%로 각각 상승했다.

곽수연 한신평 연구원은 “자산건전성 저하 압력이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에 모두 존재한다”며 “기업대출은 부동산 개발 공급업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어 건전성 하반 압력이 내재된 상태”라고 밝혔다.

OSB저축은행도 부동산금융 관련 대출 비중이 높다. 올해 3월 말 기준 4500억원의 브릿지론을 비롯해 자기자본 대비 244.8%가 부동산개발 관련 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달비용률과 대손비용의 상승으로 올해 1분기 86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형삼 나신평 연구원은 “부동산경기 위축으로 사업성이 저하된 상황임을 감안할 때 관련 자산의 부실위험 등 건전성 저하 위험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한기평은 오케이캐피탈(A-)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렸다. 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높아 재무건전성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이란 이유다.

◇ 두산에너빌리티, 4년 만의 신용도 상승 가능성?

지난 5월 두산에너빌리티 창원본사 단조공장에서 진행된 ‘신한울 3·4 주기기 제작 착수식’에 참석한 정부와 지자체, 발주처, 두산에너빌리티, 협력사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에너빌리티)
반면 나신평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기평에 이어 나신평이 이달 들어 등급전망을 올리면서 두산에너빌리티가 4년 만에 신용등급 BBB에서 BBB+로 올라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의 정책 기조가 탈원전에서 친원전으로 전환된 가운데, 신한울 3·4호기 수주를 근간으로 두산에너빌리티의 실적기반이 보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영록 나신평 연구원은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3월 국내 신규 원전인 신한울 3·4호기 건설의 주설비 공급자로 선정돼 약 3조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며 “완제품을 공급하는 발전 부문뿐 아니라 부속품과 소재의 가공을 담당하는 주단 부문 실적까지 동반 성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재무안정성도 개선되고 있다. 한기평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의 부채비율은 115.7%, 차입금의존도는 26.1%로 전년 대비 각각 30.4%포인트(p), 8.9%p씩 하락했다. 지난 2022년에는 관계사와 관련한 1조원 규모 손실에도 1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 행사로 재무구조가 개선됐다.

한민수 한기평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운전자본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지만, 단기적으로 수취한 선수금 충당과 영업실적 개선으로 영업현금창출력이 제고돼 부담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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