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시장 1위 사업자인 배민과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해온 쿠팡의 진검승부에서 배민의 승리를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시장 선도 업체라는 지위를 무시할 수 없는데다 최근 쿠팡이 기본 배달 수수료 구간을 조정하는 등 잡음으로 라이더 이탈 조짐이 일고 있어서다.
|
업계에서는 배민1의 낮은 수수료 정책이 점주들에게 호감을 샀다고 분석하고 있다. 배민과 쿠팡이츠 모두 프로모션 가격은 동일하지만 수수료율 측면에서 따지면 배민1은 음식 가격의 12%를, 쿠팡이츠의 15%를 책정하고 있다. 프로모션 요금 적용이 종료된다면 장기적으로 볼 때 배민1을 이용하는 것이 점주로선 부담이 작다.
배민이 지속적으로 입점 점주와 상생을 도모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서비스 초창기에 강한 프로모션으로 시장을 선점한 뒤 수수료율을 차츰 올리거나 점주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등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서 배민1 입점을 서두르고 있단 설명이다.
|
라이더들의 탈(脫) 쿠팡이츠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단 점도 점주들이 배민1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로 꼽힌다. 단건배달의 경우 플랫폼을 이용하는 라이더 수가 많아야만 효율적으로 운용될 수 있다. 동시에 배정된 4건의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선 묶음배송의 경우 라이더가 단 1명이면 되지만, 단건배달은 라이더 4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쿠팡이츠는 올해 초 수수료 구간을 변경하며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 2월 라이더들에게 주는 최저 기본 배달수수료를 3100원에서 2500원으로 낮추는 대신 거리별 할증에 따라 최대 1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방식으로 수수료 정책을 바꿨다. 쿠팡이츠 측은 라이더들이 기피하는 원거리 배달에 인센티브를 주는 개념이라 해명했지만, 일부 라이더들은 실질적인 수수료 삭감이라며 반발했다.
쿠팡이츠가 시범적으로 도입한 ‘배달 파트너 리워드 프로그램’도 라이더들 사이에선 ‘뜨거운 감자’다. 해당 프로그램은 라이더의 배달 수행건수에 따라 등급을 정해 배달비를 차등지급해 배달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라이더 ‘3진 아웃제’를 도입해 배달 콜 거절 횟수가 누적되는 라이더의 계정을 영구정지하는 등 강경책을 써 라이더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는 묶음배송을 깨고 파격적인 단건배달 도입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성공했다”라면서도 “배민을 비롯해 경쟁사들이 앞다퉈 단건배달에 뛰어들면 현재의 점유율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배민은 물론 위메프도 단건배달 서비스를 도입키로 하면서 국내 배달시장은 단건배달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