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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1인자·2인자 이구동성 "미 경제 깊은 수렁…부양책 절실"(종합)

김정남 기자I 2020.11.14 05:35:30

2차 팬데믹 들어 주목도 더 커진 연준
사실상 연준 2인자 뉴욕 연은 윌리엄스 총재
"4분기 넘어 내년 초 경기 침체 지속할 것"
"향후 몇년간 인플레 낮은 수준 지속 우려"
연준 1인자 파월 의장의 침체 경고 일맥상통
일각서 "4~6주 미국 전역 봉쇄해야" 주장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비상인 미국 뉴욕에서 지난 11일(현지시간) 의료진이 브루클린의 한 거리에 텐트를 치고 이동 검사소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경제는 여전히 깊은 수렁에 빠져 있습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최근처럼 코로나19 확산이 심화하면 올해 4분기 성장률은 둔화하고 더 나아가 내년 초에도 다소 침체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뉴욕 연은 총재는 연준 의장에 이어 연준 부의장과 함께 사실상 ‘2인자’로 통한다.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연율 기준 33.1%를 기록했다. 1947년 관련 통계를 낸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하지만 3분기와 비교한 4분기 성장률은 이보다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게 윌리엄스 총재의 언급이다.

실제 코로나19 2차 팬데믹의 충격은 봄철보다 더 커지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통계를 보면, 전날 미국에서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5만3496명으로 나타났다. 단연 역대 최대다. 신규 환자가 정점이던 때인 6~7월 당시와 비교하면 거의 두 배다.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에 따르면 전날 미국 전역의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6만7000여명으로 파악됐다. 이 역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는 최근 제약업체 화이자의 백신 개발 긍정론을 두고서는 “코로나19를 넘길 수 있는 건 백신과 치료제에 달려 있다”면서도 “향후 몇 년간 인플레이션이 너무 낮은 수준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더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이뤄진 재정 부양책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소비하고 경제가 돌아가는 이유는 실업 수당과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현재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코로나19 5차 부양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뉘앙스다.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이 주목 받는 건 예상보다 훨씬 큰 최근 2차 팬데믹 재료를 금융시장이 소화하는 과정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봄철 팬데믹 때 ‘소방수’ 역할을 했던 연준에 대한 주목도가 최근 들어 다시 높아지는 기류다. 특히 윌리엄스 총재의 언급은 전날 ‘1인자’ 제롬 파월 의장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유럽중앙은행(ECB)과 연 화상 콘퍼런스에서 “백신 개발 가능성이 커진 것은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경제가 힘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연준과 의회가 추가 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의회가 시간을 끌지 말고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전염병을 막기 위해 4~6주간 미국 전역을 국가적인 봉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국가 봉쇄를 언급한 연준 인사는 카시카리 총재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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