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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럽 각국에서는 다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이로 인한 셧다운(경제봉쇄)가 경제 회복을 더디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주목된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셧다운 조치가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앞으로의 경제 상황은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제 터널 끝에서 빛이 보이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물론 아직까지는 손에 닿을 만한 거리는 하지만 그 불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몇 (야구의) 이닝이 더 남아있긴 하다”며 실제적인 회복까지는 다소간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 라가르드 총재는 “그럼에도 하반기가 되면 회복세가 실제로 매우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비해 아직도 낮은 수준인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빠르게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백신을 1회 이상 접종한 인구 비율이 33.5%인데 비해 EU에서는 그 비율이 14%에 불과한 상황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올 여름이 끝날 때까지는 이 수치를 70%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매우 강한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EU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4.4%로 점치고 있다. 이는 선진국 경제 평균 성장률과 같은 수준이지만, 6.4%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미국의 성장률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수준이다. 작년에도 미국은 마이너스(-)3.5% 성장을 기록한 반면 EU는 -6.6%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대조적인 상황에 대해 라가르드 총재는 “미국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알다시피 미국 경제는 조만간 (연방준비제도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만, EU는 그로부터 매우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ECB의 통화정책도 (경제 상황에 맞춘) 완벽한 유연성으로 특징지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라가르드 총재는 “그동안 우리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에 대해 여러 가지 완화 조치를 내놓은 바 있고 이미 두 차례나 매입 규모를 늘리는 조치도 했다”면서 “만약 그런 조치가 다시 필요해진다면 다시 그럴 수 있다”면서 필요에 따른 추가 자산매입 확대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