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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클리닉]침샘에 돌 생겨 메마른 입안... 침샘 절제하기전 내시경 먼저 확인을

이순용 기자I 2019.11.12 00:03:50

강남세브란스병원 침샘내시경 클리닉, 연간 200여 건의 침샘내시경술을 시행, 수술 못지않은 치료 효과 거둬
침샘 절제 수술 대신 내시경 수술 통해 침샘 기능 보존 및 흉터, 입원기간 줄여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재발성 우측 안면부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이 모씨(45)는 침샘 타석증을 진단받았다. 침샘 절제 수술을 권고 받았으나 수술을 하면 침샘이 제거된다는 말을 듣고 섣불리 수술을 결정할 수 없었다. 여러 방법을 알아보던 중 수술하지 않고 내시경 시술로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강남세브란스병원 침샘내시경 클리닉을 방문했다. 침샘 절제 없이 기능을 보존하는 침샘내시경 치료를 받은 이 씨는 상태가 호전돼 현재 불편 없이 생활하고 있다.

침샘(타액선)은 귀 밑(이하선), 턱 밑(악하선), 구강 점막 아래(설하선)에 위치해 구강을 통해 침을 분비한다. 여러 원인에 의해 침샘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침샘염(타액선염)이라고 하는데 흔히 볼거리로 알려진 유행성 이하선염은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다.

봄, 가을에 많이 유행하지만 백신이 개발돼 최근에는 발생 빈도가 감소했다.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외에 다른 원인으로 인해 반복적으로 침샘이 붓는 폐쇄성 타액선염은 침(타액)의 흐름이 막히거나 저류되면서 침샘에 염증이 발생한다.

◇연 200건 시술 노하우로 의료진 숙련도↑

침의 통로가 막히는 원인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몸에 생기는 돌(타석) 때문이다. 침샘 타석증은 침샘이나 침샘관에 석회물질(돌, 타석)이 생겨 침의 통로가 막히는 질환이다. 대부분 만성 재발성 타액선염과 동반해 나타난다. 타석증 다음으로 흔한 원인은 침샘관 협착증이다. 침샘관의 반복적인 염증이나 부종으로 침 분비가 감소히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타석증을 동반하거나, 수술 또는 외상 후 발생하는 이차성 협착 및 알러지, 자가면역 등의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또 폐쇄성 타액선염의 경우 원인 규명을 위한 검사 시행 후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침샘 타석증의 증상은 타석의 크기와 위치, 감염의 유무에 따라 다르나 보통 식후의 동통과 반복적인 종창, 반복되는 타액선염이 나타난다. 아랫니가 아픈 것으로 착각할 수 있으며 신 음식을 먹으면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타석 때문에 관이 막혀 침이 잘 흘러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 음식을 먹으면 침샘에서 침이 더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2차 감염이 반복되면 침샘관의 협착, 침샘의 크기 감소와 기능 저하를 초래한다.

타석증이 주로 생기는 부위는 턱밑 침샘인 악하선이 75% 정도로 가장 많고 귀밑 침샘(이하선) 약 20%, 그 외 다른 침샘에서 5%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타석증에 대한 조기 치료는 보존적 치료가 원칙으로 타액 분비촉진제를 사용하거나 침샘 마사지, 충분한 수분섭취를 권장한다. 타석의 크기가 작다면 과일이나 주스 등 신 음식을 많이 먹으면 침 분비가 증가하면서 타석이 밀려 저절로 빠져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증상이 계속된다면 수술로 타석을 제거해야 한다. 경구강 접근을 통한 제거술, 간혹 안면절개를 통한 침샘 절제술이 필요할 수 있으나 최근에는 침샘 내시경술의 발달로 내시경을 통해 구강내로 접근, 타석만 제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특히 침샘 절제술은 수술 흉터와 함께 침샘 기능을 소실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으나, 침샘 내시경은 직접 침샘관 내부를 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하고 침샘 기능을 보존하며 흉터가 남지 않는 장점이 있다. 입원 기간도 2~3일로, 수술 시 4~5일을 입원해야 하는 불편을 줄였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침샘내시경 클리닉은 연간 200여 건의 침샘내시경술을 시행하며 수술 못지않은 치료 효과와 함께 치료 후 삶의 질도 높이고 있다.

◇“충분한 수분섭취와 구강위생 중요”

침샘내시경 클리닉 임재열 교수(이비인후과)는 “침샘 내시경의 도입으로 침샘을 제거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기존에 확인이 어려웠던 침샘관 협착, 용종, 만성 염증 등의 진단에도 용이하다”면서 “침샘관 내의 폐쇄성 병변 없이 반복되는 부종, 구강 내 타석제거술 시행 후 남는 타석의 존재 확인, 갑상선암 환자의 방사성요오드 치료 후에 발생한 타액선염의 진단과 치료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아직 국내에는 도입된 곳이 많지 않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해서는 숙련된 의료진이 시행하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석증이 동반되지 않는 폐쇄성 타액선염은 침샘 마사지, 충분한 수분섭취, 항생제 치료, 스테로이드 주사 등의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호전이 없거나 재발하는 경우 침샘 내시경을 통한 중재적 시술이 진단과 치료 목적으로 사용 하기도 한다.

임재열 교수는 “폐쇄성 타액선염의 증상은 반복적인 침샘의 동통과 종창이 주로 식사와 같은 자극이 주어졌을 때 발생하나 일상적인 상황에서 증상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면서 “급성 감염이 동반되면 심한 염증으로 인해 통증과 부종 및 입안에 고름이 나오는 등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침샘 기능 소실로 인한 구강건조증, 구강내 감염, 연하장애 등을 동반하기도 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 교수는 “평소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구강 위생을 청결히 하는 것이 침샘 타석증과 타액선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임재열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오른쪽)가 침샘내시경술을 시행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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