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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분노에 익살을 보태니…알렉스 차베스 '게르니카'

오현주 기자I 2019.07.18 00:45:00

2018년 작
스페인내전 중 게르니카 폭격사건 옮긴
피카소의 2대 걸작 '게르니카'를 재해석
알록달록 채색, 기하학적 구도분할까지

알렉스 차베스 ‘게르니카’(사진=갤러리바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스페인내전이 한창이던 1937년 4월 26일. 나치는 북쪽 바스크지방의 게르니카를 폭격한다. 이때 희생당한 민간인만 1500명을 넘겼다니 처참한 상황은 굳이 말이 필요 없을 터. 이 사건에 비분강개한 이들 중 한 사람이 파블로 피카소다.

피카소는 그 분노를 그림 한 점에 쏟아붓는다. ‘아비뇽의 처녀들’과 함께 파카소의 2대 걸작으로 꼽히는 ‘게르니카’(Guernica·1937)다. 가로 7.8m 세로 3.5m에 달하는 거대한 화면에 피카소 특유의 조형언어로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잔뜩 박아낸 흑백 톤의 작품.

그런데 여기 또 한 점의 ‘게르니카’(2018)가 있다. 당장 눈길을 끄는 건 알록달록한 원색의 향연. 붉고 푸르고 노란 색을 반복해 입체감을 띄웠다. 그러곤 기하학적인 구도분할까지 보탰는데. 결정적인 건 ‘끔찍’을 덜어낸 자리에 들인 ‘익살·우스꽝스러움’.

미국서 활동하는 알렉스 차베스(30)가 작정하고 재해석한 ‘베로니카’인 셈이다.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작품을 독창적으로 풀어낸다는 젊은 작가가 가히 도발적으로 끌어낸 ‘용기’처럼 보인다.

31일까지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갤러리바톤서 여는 개인전 ‘시그너스 루프’(Cygnus Loop·백조자리)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165×366㎝. 작가 소장. 갤러리바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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