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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공원'이 쇼핑몰에…유통업계, 즐길거리로 승부한다

이성웅 기자I 2019.06.27 04:11:00

롯데百, 亞 최초 '쥬라기 월드 특별전'…롯데몰 김포공항점서 28일 개막
서울·경기·인천 아우르는 상권으로 年 관람객 100만명 목표
오프라인, 온라인과 경쟁 위해 '체험형 콘텐츠' 강화 중
이마트, '일렉트로 마트' 등 체험형 전문점 늘려
현대百, 게이머 위한 공간 조성

26일 서울 강서구 롯데몰 김포공항점에서 열린 ‘쥬라기 월드 특별전’ 사전 공개 행사에서 초청받은 유치원생들이 ‘파키리노사우르스’ 전시물을 보며 놀라고 있다. (사진=롯데백화점)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온라인 유통업계와 경쟁 심화로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체험형 콘텐츠에서 돌파구를 찾는다. 고객들의 관심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로 고객 체류 시간을 늘려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이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롯데백화점은 아시아 최초로 미국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인기 지적재산(IP) ‘쥬라기 월드’를 활용한 전시를 유치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전시를 통해 올해 100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은다는 계획이다.

26일 롯데백화점은 서울 강서구 롯데몰 김포공항점에서 ‘쥬라기 월드 특별전(JURASSIC WORLD THE EXHIBITION)’ 사전 공개 행사를 열고 오는 28일 정식 개막한다고 밝혔다.

쥬라기 월드 특별전이 아시아권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 호주, 프랑스, 스페인에 이은 다섯 번째 전시다.

쥬라기 월드 특별전은 영화 ‘쥬라기 월드’의 줄거리를 고스란히 가져온 전시다. 관람객들은 영화 속 배경이 되는 ‘이슬라 누블라’ 섬으로 향하는 페리를 통해 전시장으로 들어간다. 이후 영화 속의 굵직한 사건들을 재현한 전시를 보면서 이동한다.

이번 전시에선 단순히 영화 줄거리를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과 교육이 접목된 체험을 동시에 제공한다. 실 면적 약 1980㎡(600평) 규모의 전시장에는 반도체 공학 기술 기반의 대형 로봇 공룡 7점이 전시된다.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이 로봇들은 단순 전시 인형이 아닌 실제 살아 움직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파키리노사우루스’, ‘브라키오사우루스’부터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공룡으로 등장한 ‘티라노사우루스-렉스’ 등 초거대 공룡까지 실감나게 재현했다. 각 공룡별로 실제 특징에 대한 설명이 화면에 표시되고, 도슨트(박물관 안내인) 해설도 함께 제공한다.

또 전시회 콘셉트를 활용한 관련 상품 매장과 카페 등도 함께 개장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롯데백화점은 유치부터 실행까지 1년여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쳤다. 당초 전시 개최 역시 롯데백화점 측에서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시 장소를 김포공항점으로 선택한 이유는 서울, 인천, 경기권을 모두 아우르며 연간 3000만명이 방문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제공항과 인접해 있어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효과도 있다.

26일 서울 강서구 롯데몰 김포공항점에서 열린 ‘쥬라기 월드 특별전’ 사전 공개 행사에서 초청받은 유치원생들이 ‘스테고사우루스’ 전시물을 보며 놀라고 있다. (사진=롯데백화점)
이번 전시는 향후 1년간 진행된다.

행사를 기획한 이주현 롯데백화점 테넌트 상품기획(MD) 팀장은 “구체적인 금액은 밝힐 수 없지만 이번 전시에 거액을 들였는데, 100만 명 이상이 전시회를 방문할 경우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며 “해외 전시에 비해 높은 퀄리티로 준비했고 아시아 최초라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고객이 찾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이 이렇듯 쥬라기 월드 유치에 심혈을 기울인 것은 최근 온라인 시장과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오프라인 매장만의 ‘승부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를 통해 방문객과 체류시간이 늘어나면 매출이 증가하는 선순환 효과를 볼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러한 콘텐츠 개발을 위해 지난 2017년 MD전략부문을 신설한 바 있다. 쥬라기 월드 특별전에 앞서서도 건대점에 가상현실(VR) 체험공간 ‘몬스터 VR’,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 사진 기반 복합예술공간 ‘291 포토그래프스’ 등을 선보였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엔 유통업계 최초로 실내 서핑 시설도 들어왔다.

집객 고민에 체험형 콘텐츠를 늘리는 것은 다른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현대백화점 일부 점포에 들어선 ‘플레이스테이션 라운지’에서 방문객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이마트가 체험형 가전매장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을 늘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렉트로마트엔 ‘숍인숍’ 형태로 오락실도 입점해 집객에 효과적이다.

현대백화점은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들을 위해 소니의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즐길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라운지’를 목동점과 판교점 등 5개 점포에서 운영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라운지 운영 이후 해당 점포의 방문객은 지난 5월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험 소비에 대한 고객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상품만 팔아서는 전자상거래 업체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선 앞으로도 더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매장 안으로 끌어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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