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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 폐지 요구 빗발…풍자 대신 1차원적 웃음에 매몰

김은구 기자I 2016.12.04 15:50:29
3일 방송된 tvN ‘SNL코리아8’에서 비난을 받은 정이랑(사진=화면캡처)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이쯤 되면 폐지가 답이다.”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에 시청자들의 폐지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연이어 논란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시즌8까지 오는 동안 ‘SNL코리아’의 상징과도 같았던 정치, 사회 등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자극적인 소재로 1차원적 웃음을 선사하는 데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매몰된 듯한 분위기다.

3일 방송에서 크루 정이랑은 유방암으로 아픔을 겪은 엄앵란으로 분장한 뒤 출연했다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나는 잡을 가슴이 없어요”라는 말 한마디로 인해서다. 시청자들은 지난해 말 유방암 2기 판정을 받고 한쪽 가슴을 절제한 사연이 알려져 대중을 안타깝게 했던 바 있다. 이를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기 위한 소재로 활용한 듯한 모습에 시청자들은 “지금 암병동 가서 투병하는 사람들, 더 살고 싶어서 절규하며 싸우는 사람들을 한번 지켜보라”, “생각이 없는 건가, 아니면 노이즈마케팅인가”, “이런 개그를 짠 개그맨들도 문제지만 이걸 통과시킨 제작진이 더 문제 아니냐” 등 비난을 쏟아 붓고 있다.

제작진은 “정이랑이 엄앵란 씨의 개인사를 모르고 노래 가사를 본인의 이야기에 빗대 애드리브를 하다 오해가 생겼다”고 해명했지만 네티즌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시청자, 대중에게 불쾌감을 주는 논란이 처음이 아니어서다. 최근 메인 호스트로 그룹 B1A4가 출연하기에 앞서 제작진이 공개한 캐스팅 비화 영상에서는 크루 이세영이 B1A4 멤버들을 성추행하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이후 이세영과 제작진 모두 사과를 했지만 비난은 멈추지 않았다. 이세영은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고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NL코리아’는 ‘최순실 게이트’가 드러나면서 주목을 받았다. tvN을 소유하고 있는 CJ 그룹의 이미경 부회장이 청와대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고 물러났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전 ‘SNL코리아’에서 정치인들을 신랄하게 풍자한 ‘여의도 텔레토비’를 방송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라는 관측이 나왔다. 풍자가 예능프로그램의 순기능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SNL코리아’가 비판의식이 담긴 풍자로 몇점이나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B1A4 영상의 경우 현장에서 이세영의 행동에 주의를 주거나 만류하는 다른 출연진, 제작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 영상을 버젓이 온라인에 공개한 것 역시 ‘노이즈마케팅을 노린 것’이 아니라면 납득이 되지 않는다. 타인의 아픔 역시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 수 있다면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유방암이 개그 요소인가.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고 고통인데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 있나” “풍자가 아니고 모욕이다” 등의 반응은 ‘SNL코리아’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를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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