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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KRX건설지수서 2차전지주 퓨처엠 빠졌다

김보겸 기자I 2023.09.19 05:30:00

지난달 25일 KRX대표지수 방법론 개선 설명회 개최
사실상 ''2차전지주'' 포스코퓨처엠 KRX건설서 편출
2차전지주 급등락장세 펼쳐지며 9월 수시조정 실시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한국거래소가 KRX건설지수에서 포스코퓨처엠(003670)을 제외했다. 2차전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포스코퓨처엠이 KRX건설지수에 포함되는 바람에 건설 업황과는 상관없이 2차전지주 열풍에 KRX건설지수까지 덩달아 뛰는 등 시장 상황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그간 KRX반도체지수에 포함하지 않았던 삼성전자도 이번 수시 변경을 통해 제자리를 찾았다.

한편에서는 KRX 대표지수가 실시간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한국거래소가 보다 적극적인 지수 변경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포스코퓨처엠, KRX건설→KRX기계장비 지수 편입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5일 KRX 대표지수 방법론 개선을 위한 설명회를 열었다. KRX 대표지수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취지다. 이 자리에서 거래소는 9월부터 KRX건설 지수에서 포스코퓨처엠을 편출한다는 소식을 지수이용기관에 전달했다. 해당 설명회에는 인덱스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물론 상장지수증권(ETN)을 담당하는 증권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포스코퓨처엠이 KRX건설지수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을 50%를 넘어설 정도다. 그러나 2차전지용 양극재와 음극재를 제조하고 있다 보니 건설주가 아닌 2차전지주와 주가 흐름을 함께 해왔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포스코퓨처엠을 KRX건설지수에서 빼 KRX기계장비 지수로 편입했다. 18일 종가 기준 상장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8%로 LG에너지솔루션(373220)(44.03%)에 이어 2위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한국거래소 국제산업분류기준(GICS)을 통해 섹터지수를 산출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분류 변경이 있었다”며 “최근에 포스코퓨처엠 2차전지 소재 비중이 높아지면서 GICS 변경에 맞춰 섹터지수 수정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KRX반도체지수에 포함되지 않았던 삼성전자(005930)도 제자리를 찾았다. 다만 기존 편입된 KRX정보기술 지수에도 그대로 남아 있으면서 KRX반도체 지수에도 포함되는 방식이다. 거래소 측은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비중이 굉장히 높은데 반도체 지수에 들어가지 않는 점에 대해 지적이 있었다”며 “그 부분을 고려해 KRX정보기술과 KRX반도체에 모두 편입시키는 방식으로 조치를 했다”고 했다.

◇올해 2차전지주 급등락에 수시변경 실시

한국거래소가 정시변경이 아닌 수시변경을 통해 이들의 지수 변경에 나선 것은 올 들어 국내 증시가 수급 중심의 테마주 장세를 이어온 데다 대외 경제 환경이 악화하며 박스권을 한동안 유지하리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으로 보인다. 안 그래도 변동성이 심화할 수 있는 상황에서 KRX지수마저 시장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오자 보다 빠른 조치로 시장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포스코퓨처엠은 2차전지 사업이 부각되면서 올해 주가가 114% 급등했고 이 때문에 포스코퓨처엠이 편입된 KRX건설 지수가 실제와는 다르게 업황이 좋아 보이는 착시효과를 내고 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고금리로 인해 건설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GS건설(006360)이 철근 누락으로 인한 주차장 붕괴 사고를 내며 올 들어 26% 이상 하락하는데도 KRX건설지수는 37.98%가 오른 것이 대표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번 지수 변경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 팀장은 “당연히 KRX건설지수에선 포스코퓨처엠이 빠져야 한다는 논의가 있어 왔다”며 “기존 시설 건설 부문을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던 시절 편입된 기준이지만 2차전지 사업부문이 부각되면서는 건설업과 거리가 멀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운용업계에선 KRX 지수의 대표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방법론이나 정량적인 기준을 위주로 지키려 하다 보니까 트렌드에 맞지 않는 지수가 적지 않다”며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 역시 지수의 대표성 부족 때문에 수익률을 못 내는 모습을 보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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