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에서 신입사원 채용 시 성별을 이유로 노골적으로 차별하는 사례는 사라졌다는 평가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공공기관보다 임금수준과 처우가 좋은 시장형 공기업일수록 남성 구직자의 우세가 두드러진다. 인천국제공항공사나 한국전력 등 시장형 공기업 16곳의 신규채용 직원(3214명) 중 여성 비율은 약 25.8%(830.5명)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131개 공공기관 신입사원 여성채용 비율 38.1%와 비교하면 확연히 낮다. 한국마사회나 한국조폐공사, 한국철도공사와 같은 준시장형 공기업 20곳의 지난해 여성 신규채용 비율 역시 21.7%로 전체 평균보다 16.4%포인트나 낮았다.
대표적인 시장형 공기업인 한전은 지난해 1547명을 신규 채용하면서 여성은 447명(28.9%)만 뽑았다. 강원랜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영난에 처하면서 올해 3명만 신규채용했다. 이중 여성채용은 없었다. 한국공항공사 또한 작년 신규 채용자 중 여성비율이 19.8%에 그쳤다.
평균 보수액과 근속연수에서 남녀 간 차이를 나타내는 이유는 공공기관도 일반 민간기업과 마찬가지로 출산, 육아 등을 이유로 여성이 중도 퇴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고위직은 남성이, 하위직은 여성이 비율이 높은 기형적 조직구조가 공공기관에서도 일반화돼 있다.
문유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일·가정 양립을 어렵게 하는 장시간 근무와 과중한 업무, 육아휴직자는 대부분 여성이어서 육아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여성에게 주어지는 경향이 짙다”며 “남성 중심적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성 평등한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