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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줄게, 가격 다오…공산품보다 비싼 콜래보레이션

전재욱 기자I 2021.04.05 05:00:20

[MZ세대 잡은 콜래보 상품]③
주문자 맞춤 제작 탓에 기존보다 비싸
유통사, 협업 브랜드에 로열티 지급
제조업체 통해 위탁 생산 비용 발생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콜래보레이션 제품은 주문자 요구를 따라서 만들기 때문에 기존 공산품보다 제작에 품이 더 들어가기 마련이다. 비용이 더 든다는 의미다.

지난달 오리온이 온라인 의류 판매업체 무신사와 함께 내놓은 초코송이 제품.(사진=오리온)
4일 업계에 따르면 A사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콜래보레이션 맥주 제품(500㎖)은 낱개 판매 가격이 3500원으로 책정돼 있다. 다른 편의점의 유사 맥주도 같은 가격에 팔린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의 같은 용량 낱개 제품 가격이 2700원인 데 비해 30% 가량 비싸다. 물론 제품은 4개 묶음으로 1만원에 판매하지만 개당 구입하려면 공산품보다는 부담을 져야 한다.

B사에서 출시한 콜래보레이션 스파클링워터는 100㎖당 가격이 약 428원인데, 기존에 이 회사에서 팔던 스파클링워터는 같은 용량의 값이 342원이다. 용량당 가격 차이가 90원 가량 난다. C사에서 낸 콜래보레이션 초코볼 제품(45g) 가격은 2000원, 10g당 가격은 444원으로 이 회사에서 파는 공산품 초코볼의 10g당 가격(405원)보다 살짝 비싸다.

콜래보레이션 제품은 제작의 특수성 탓에 공산품보다 비용이 더 들어간다. 유통사와 브랜드 보유자가 계약하고 제조업체에 제작을 주문하는 식인데, 기존 공정에 주문자 요청을 반영해야 한다. 반영하는 것이 절차이고 여기에 비용이 따라 붙는다.

비유하자면 맞춤 정장이 기성 정장보다 비싼 것과 같은 이치라고 업계는 설명한다. A사 관계자는 “수제로 만드는 제품이다 보니 개당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아울러 브랜드 사용료도 지급해야 하니 원가에도 부담이다. 대개 콜래보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편의점에서 개별 계약 조건에 따라 브랜드를 제공한 쪽에 매출의 일부 등 로열티 수수료를 지급하거나, 아예 일정 기간 브랜드 사용료를 먼저 주고 판권을 가져와 파는 구조다. 제품에 달려나오는 부산물(굿즈 등)도 추가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일괄적으로 가격을 평가하기는 어려운 측면은 있다. 원가 공개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마케팅 관점에서 가격이 매겨지는 것도 변수다. 실례로 ‘4캔에 1만원’하는 맥주의 낱개 가격은 2500원을 넘는데, 이 가격을 원가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의 상대적인 질을 따지지 않고서 가격을 절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질과 가격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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