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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회장, 행사 취소·경영현안 전념..정중동 행보 언제까지

김겨레 기자I 2018.07.06 05:00:00

취임식·사내방송 등 생략하고 외부활동 자제
구본무 회장 맡던 LG이사장직도 안 넘겨받아

구광모 (주)LG 대표이사 회장. 사진=LG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구광모 LG(003550) 대표이사 회장이 지난달 29일 회장에 취임한지 1주일째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부친인 고(故) 구본무 회장이 참석했던 각종 행사는 취소하고, 구본무 회장이 그룹 총수로서 맡았던 재단 이사장 직도 물려받지 않았다.

5일 LG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은 이번주 각종 행사를 취소하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 집무실로 출근해 경영 현안을 챙기는데 집중했다.

지난 2일 별도의 취임식 없이 업무를 시작한 구 회장은 지난 4일 열릴 예정이었던 LG글로벌챌린저 발대식도 취소했다. LG글로벌 챌린저는 대학생 해외탐방 프로그램으로, 구본무 회장이 와병 전까지 빠짐없이 참석해와 후계자인 구광모 회장도 참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구광모 회장의 취임을 기념하는 사내방송조차 생략했다. 사내게시판에 “고객가치 창조·인간존중·정도경영이라는 LG Way에 기반한 선대회장의 경영 방향을 계승 발전시키는 동시에,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꾸준히 개선하겠다”는 짧은 인사말만 남겼다.

이달 예정이었던 3분기 임원세미나도 열지 않기로 했다. 매 분기 열리는 임원세미나는 총수와 최고경영진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2016년까지 구본무 회장이 주재했고 구 회장의 건강이 악화된 이후에는 구본준 부회장이 주재했다.

구광모 회장은 또 구본무 회장이 그룹 총수로서 맡아왔던 LG경영개발원 대표이사직, LG연암문화재단·LG상록재단 이사장직, LG연암학원 이사장직도 넘겨받지 않았다. LG경영개발원은 인화원과 LG경제연구원을 운영하는 법인으로, 현재 조준호 사장과 정일재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처럼 총수가 전면에 나서는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모습은 1995년 구본무 회장이 취임식과 축하연을 열고 전국 사업장을 방문한 것과는 대조된다.

구광모 회장은 LG대표이사로서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시 보고를 통해 그룹 계열사가 돌아가는 상황부터 면밀히 파악해 실질적인 그룹 장악력을 높이는게 먼저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경영 수업 기간도 12년으로 짧은데다, 구본무 회장의 49제가 끝나지 않아 아직 상중인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연말까지는 이같은 ‘정중동’ 행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빠르면 오는 10월 4분기 임원세미나에서나 구 회장과 계열사 임원들이 상견례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임원세미나도 취소할 경우 11월 계열사 실적을 점검하고 내년 전략을 수립하는 사업보고회를 주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은 이번주 집무실로 출근해 경영 현안 파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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