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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후계자 정했다" 선언…`2파전`으로 가나

김혜미 기자I 2015.03.01 07:32:57

28일 주주서한 "내가 물러나면 CEO 맡을 준비 돼있다"
찰리 멍거, 별도서한에서 아지트 제인·그레그 아벨 언급
버크셔, 지난해 순익 전년比 17% 감소..시가총액 27%↑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CEO


[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나와 버크셔 해서웨이 이사회는 차기 최고경영자(CEO)를 이미 선정했다. 그는 내가 죽거나 물러나면 곧바로 CEO를 맡을 준비가 돼 있다. 어떤 면에서는 나보다 더 나을 것이다.”

워런 버핏(84)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지난 28일(현지시간) 특별 주주서한에서 차기 CEO 내정 사실을 밝힌 뒤 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버핏 회장은 구체적인 이름을 언급하지 않은 채 “현재 버크셔에서 일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젊은 편”이라고만 언급했으나, 찰리 멍거(91) 부회장의 주주 서한이 차기 CEO에 대한 갖가지 추측을 낳고 있다.

멍거 부회장은 버핏 회장과 별도로 배포한 주주 서한에서 “버핏 회장 겸 CEO가 당장 내일 회사를 떠나고, 그의 후임자들이 그저 보통의 능력 만을 갖고 있으며 대형 사업을 더이상 인수하지 않는다해도 버크셔는 평균 이상의 기업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버핏이 곧 물러날 것으로 가정할 때 그의 후임자들은 그저 보통의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아닐 것”이라면서 “예를 들어 아지트 제인(63) 재보험 사업부 대표와 그레그 아벨(53) 에너지 사업부문 대표는 ‘세계적인 수준(world-class)’으로 묘사될 만한 능력을 입증한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버핏 회장의 장남인 하워드 버핏은 그가 물러난 뒤 비상임 회장을 맡게 될 예정이다.

이는 단지 가정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 아무 의미가 없는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아지트 제인은 오랫동안 버핏 회장의 후계자로 거론돼왔으며 그레그 아벨 역시 투자자들의 후보자 명단에 올라있다. 이들은 둘다 오랜 기간 버크셔 경영진을 지내왔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돼 온 매튜 로즈 벌링턴 노던 산타페(BNSF) CEO의 이름이 서한에 거론되지 않고, 지난해 실적에 대한 우려가 언급됐다는 점은 그가 후계구도에서 제외됐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버핏 회장은 서한에서 철도회사인 벌링턴 노던 산타페에 대해“지난해 많은 고객들을 실망시켰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BNSF는 비보험 자회사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업부문”이라면서 “내년에 시설 및 장비 투자에 60억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버크셔는 41억6000만달러, 클래스A 주식 1주당 2529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클래스A 1주당 2412달러로 전년도의 2297달러보다 증가했으나 시장 전망치 2702달러는 밑돌았다. 이는 기존의 보험사 인수 실적과 BNSF의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버크셔는 보험업을 제외한 5대 자회사의 세전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면서 지난해를 ‘양호한 한 해(a good year)’였다고 평가했다. 버크셔 주가는 지난해 27% 상승하며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편입기업 평균인 13.7%를 두 배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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