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뉴욕 막판 상승..`HP 호재`

전설리 기자I 2008.11.19 07:05:29

HP 깜짝 실적-야후 M&A 기대감 `호재`
주택건설업 체감경기 `사상 최악 행진`
GM·포드 하락..정부 구제금융 지원 `난항`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18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호악재의 엇갈림 속에 급등락하다가 장 막판 상승세로 마쳤다.

휴렛패커드(HP)의 깜짝 실적과 야후의 인수합병(M&A) 기대감이 호재가 됐다.

오전장에서 상승세를 나타내던 주요 지수는 오후 들어 주택지표 악재를 만나면서 하락권으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장 마감을 30분 남짓 남겨두고 호재에 무게가 실리며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주택건설업체의 체감경기는 또 사상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 3분기 미국 대도시중 5분의 4 가량의 지역에서 주택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제금융 지원을 두고 격론이 일고 있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하락하면서 지수의 상승을 제한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자금을 자동차 등 경제의 다른 부문으로 전용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8424.75로 전일대비 151.17포인트(1.83%)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83.27로 1.22포인트(0.08%) 올랐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859.12로 8.37포인트(0.98%) 전진했다.

국제 유가는 경기후퇴(recession)에 따른 수요둔화 전망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56센트 하락한 54.39달러로 마감했다.

유가는 이날 장외 전자거래인 글로벡스에서 53.96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최저가다.
 
◇HP-야후 `급등`
 
세계 최대 개인용컴퓨터(PC) 제조업체 HP(HPQ)는 월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공개하면서 14.5% 뛰었다.

HP는 이날 4분기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한 1.03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팩트셋리서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1달러를 상회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19% 증가한 336억달러로 집계됐다. 내년 주당순이익 전망치는 3.88~4.03달러로 제시했다. 모두 월가 전망을 넘어선 것이다.

마크 허드 HP 최고경영자(CEO)는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우리만의 경영 노하우로 차별화된 성과를 올렸다"고 자평했다. 이날 실적 발표는 예정에 없었던 것이다. HP는 오는 24일 자세한 실적을 공개한다.

창립자인 제리 양이 CEO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힌 야후(YHOO)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인수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에 힘입어 8.7% 급등했다.
 
미국 1위 주택건설자재업체 홈디포는(HD)는 3.6% 올랐다.
 
홈디포의 3분기(11월2일 마감) 순이익은 7억5600만달러(주당 45센트)로 전년동기대비 31% 감소했다. 이는 팩트셋리서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38센트는 상회한 수준이다.
 
◇자동차-금융 `하락`
 
반면 GM은 2.8% 하락했다. 포드(F)도 2.3% 내렸다.

폴슨 재무장관은 이날 "금융위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구제금융자금을 경제의 다른 부문으로 전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폴슨 장관은 "경제가 취약한 시기에 미국 자동차 산업의 몰락은 좋은 일이 아니지만 구제금융은 모든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사용하는 `만병통치약(panacea)`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금융주도 약세를 나타냈다. 씨티그룹(C)과 JP모간체이스(JPM)가 각각 6%, 1.9% 떨어졌다.
 
이밖에 3150명의 감원 계획과 함께 실적전망을 하향 조정한 펩시 보틀링(PBG)은 3.6% 밀려났다.
 
◇주택건설업 체감경기 `사상 최악 행진`

미국 주택건설업체의 체감경기는 또 사상최저치를 경신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는 11월 주택건설업체 체감경기지수가 전월의 14에서 9로 급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85년 지수 발표 이후 최저치로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14도 하회한 수준이다.

이같은 수치는 주택건설업체 가운데 9%만이 향후 경기에 대해 낙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지수는 50을 기준점으로 주택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대도시 80% 3분기 집값 `하락`-NAR

지난 3분기 미국 대도시중 5분의 4 가량의 지역에서 주택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주택 판매는 8% 감소하고, 주택 가격은 9%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전미 부동산 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3분기 152개 대도시중 120개 지역의 주택 가격이 전년동기대비 하락했다. 28개 지역에서는 가격이 올랐고, 4개 지역에서는 변함이 없었다.

이에 따라 집값이 하락한 지역의 비중은 지난 1979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전국적인 주택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8% 감소했다. 주택 가격(중간값)은 20만500달러로 9% 떨어졌다.

무디스 이코노미 닷컴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 침체는 금융위기의 중심에 놓여 있다"며 "주택 가격이 떨어지고, 차압이 늘어나는 한 금융시스템은 안정되지 못하고, 경제도 후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생산자물가 `사상 최대폭 하락`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사상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경기후퇴와 맞물려 물가가 가파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노동부는 10월 PPI(계절조정)가 전월대비 2.8% 급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47년 지수를 산정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 하락폭으로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1.6%보다 훨씬 큰 낙폭이다.

에너지 가격이 12.8% 떨어졌다. 이는 지난 1986년 이래 최대 낙폭이다. 특히 휘발유 가격이 24.9% 추락했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PI 상승률은 0.4%로 월가 전망치인 0.1%를 웃돌았다.

이로써 PPI는 지난 일년동안 5.2% 상승했다. 근원 PPI는 4.4% 올랐다.

기록적인 물가 하락으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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