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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불황 대하는 자세..3사3색 대응 전략은

하지나 기자I 2024.05.01 05:30:00

K배터리, 전방시장 수요 둔화 '직격타'
LG엔솔, 설비 투자 축소 및 속도도절 나서
'내실 다지기' SK온, 자금조달 방안 모색
삼성SDI, 중장기적 접근..유일 투자 확대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에 올해 1분기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나란히 실적 부진을 나타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전기차 생산량을 축소하고 투자를 연기하는 등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의 수익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시장 침체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각 배터리업체도 대응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다.

배터리3사 동반 실적 부진..하반기 개선 기대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57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5.2% 감소했다. 이마저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1889억원을 제외하면, 316억원 영업적자이다. SK온은 1분기 영업손실 3315억원으로 9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미국 내 판매 감소에 따라 AMPC 금액은 올해 1분기 385억원에 그쳤다. 고부가가치제품 전략으로 그나마 실적 선방을 이뤄낸 삼성SDI 또한 1분기 영업이익 2674억원으로 전년대비 29% 줄었다. 공통적으로 전방 시장 수요 둔화 및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판가 반영이 실적 부진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이 같은 분위기는 배터리 재고 소진과 고객사의 신차 라인업이 출시되는 하반기까지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매출은 증가할 전망이지만 기대했던 수준에는 다소 못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2분기까지 메탈가 하락에 따른 원재료 투입 시차 영향이 미치고 있어서, 1분기 대비 유의미한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내 전기차 시장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 유럽의 3월 전기차 판매는 전년대비 7.4% 역성장하는 등 1분기 전기차 판매 성장은 6% 증가에 그쳤고, 미국 역시 1분기 17%로 성장세가 멈춰서는 모양새다.

비용 절감 등 내실다지기..삼성SDI는 투자확대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투자 속도조절에 나섰다. 당초 작년과 유사한 10조원 수준의 설비투자를 계획했지만 이를 축소하고 수요 전망치도 낮추는 등 보수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 투자 우선순위를 철저히 따지고 투자 집행 속도를 조절한다. 이에 따라 최근 유럽 시장 침체 등의 여파로 공장가동률이 떨어진 폴란드 공장 등의 증설이 미뤄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올해 7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SK온 역시 유럽 및 중국의 설비 증설 시점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 속도조절을 시사했다. 이어 비용 구조의 선제적 개선으로 원가 절감에 나서는 등 수요 회복을 대비해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SK온의 경우 올해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BO)SK와 현대차 북미 합작법인(JV)프로젝트의 차질없는 진행을 위해 자금 조달 방안을 모색 중이다. 미국 에너지부를 통한 자금 조달안을 비롯해 AMPC 유동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SDI는 배터리3사 중 유일하게 투자 확대를 예고했다. 중장기적 시장 성장 전망은 여전히 양호하다고 판단하고 헝가리와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 미국 합작 공장 등 올해 예정된 투자를 그대로 집행키로 했다. 지난해 약 4조원에 이르던 설비투자 금액은 올해 5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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