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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AI 제휴 나선 韓 IT업계… LLM 경쟁 끝났나, 서비스 겨냥

김현아 기자I 2024.04.15 05:40:25

인텔과 AI 인프라 다양성 확보 나선 네이버
멀티LLM 쓰는 통신사…카카오는 구글 클라우드 협력
정부 지원도 플랫폼보다는 서비스 개발
한국형 LLM+클라우드+AI반도체 융합 지원 필요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거대언어모델(LLM)경쟁이 사실상 끝난걸까. 네이버 정도를 제외하고 여러 개의 빅테크 LLM을 기반 모델로 사용해 소형모델(sLLM)을 개발하는 추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AI 인프라 영역에서는 칩과 클라우드와 관련해 국내 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의 제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회사와의 제휴에 공을 들이는 것은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기술력 차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지만, 금융 등 기업(B2B) AI 서비스 시장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인텔과 AI 인프라 다양성 나선 네이버


자체 LLM을 보유한 네이버는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 자사의 ‘하이퍼클로바X’를 서비스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텔과 AI 반도체 소프트웨어(SW) 생태계 확산을 위해 제휴했는데,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자체 LLM을 보유한 국가가 없는 상황에서, 인텔이 네이버에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네이버는 인텔 ‘가우디2’ 기반의 SW 확산에 동참하면서, KAIST와 서울대를 포함한 국내 대학 20여 개 연구소 및 스타트업들이 인텔 AI 반도체를 엔비디아보다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하정우 네이버 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전력 소비가 많은 엔비디아의 H100보다(전작인)A100이 더 나은데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면서 “인텔 가우디는 엔비디아 A100보다 좀 더 성능이 좋기 때문에 SW 스택만 개선되면 A100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멀티LLM 통신사…카카오 구글 클라우드 협력

통신사들은 자체 소형언어모델(sLLM) 개발에도 힘을 쏟지만, 글로벌 협력에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통신에 특화된 텔코LLM을 개발하며 ‘챗GPT-4’와 앤트로픽 ‘클로드3’를 기반 모델로 활용 중이며, KT는 내부 업무 플랫폼 젠아이두에 ‘챗GPT-4’와 메타 ‘라마’를 활용한다. LG유플러스가 선보인 U+상담 에이전트 역시 기반 모델로 ‘챗GPT-4’를 사용 중이다.

정석근 SK텔레콤 최고 AI 글로벌 책임자(CAGO)는 “SK텔레콤은 빅테크와의 경쟁보다는, 빅테크와 스타트업이 우리 고객과 효율적으로 만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SKT는 AI 검색 회사인 미국 퍼플렉시티와 제휴를 맺었고, AWS와 손잡고 AWS가 자체 개발한 ARM 기반 서버 칩 ‘그래비톤’으로의 전환을 자동화하는 새로운 솔루션 ‘SKT 그래비토나이저’를 출시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이미지 생성 AI 칼로를 개발한 카카오브레인과 별개로 카카오헬스케어에서 구글 클라우드와의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4’에 초청받아 구글 클라우드 기반의 AI 기반 모바일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카카오는 국내 기업 중 최초로 글로벌 오픈소스 커뮤니티인 ‘AI 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김경훈 카카오 AI세이프티 리더는 “메타와 IBM을 중심으로 하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가입했는데, 트러스트AI에 중점을 두고 있다. 벤치마크 데이터셋을 어떻게 구축할지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어떻게 기여할 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서비스…한국 AI 생태계 지원 필요

국내 IT 기업들이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제휴에 주력하면서 AI 적용 응용 서비스 시장이 더욱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또한 올해 ‘초거대 AI 활용 지원 사업’에서 초거대 AI 플랫폼 이용 지원(27억원)보다는 AI 서비스 개발(77억원)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다만, 글로벌 빅테크들이 주도하는 LLM의 독점력이 데이터 주권을 넘어 국가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형 LLM과 한국 클라우드, 한국 AI 반도체 생태계를 융합하는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성엽 한국 데이터법정책학회장은 “네이버 등 자체 LLM을 개발하는 기업들에 규제를 완화하고 획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에마드 모스타크 전 스테빌리티 AI CEO는 AI에 대한 권력 집중 문제를 지적하며 “거대한 AI 시스템이 모든 것을 담당하는 범용인공지능(AGI)보다는 작은모델(sLLM)들이 상호 작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함으로써 각 국가와 지역에서의 통제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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