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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롯2' 은가은 "뭘 해도 안돼서 트롯 하는 것 아니다"

김은구 기자I 2020.12.27 14:03:53
은가은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할 게 없어서, 뭘 해도 안돼서, 그래서 트롯을 하는 것 아닙니다. 이번 도전을 통해 죽어버린 제 자존감을 얻고 ‘제가 설 수 있는, 제가 노래를 할 수 있는 무대가 생기기를, 제 인생을 노래할 수 있기를…’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나왔습니다.”

가수 은가은이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2’(이하 ‘미스트롯2’) 도전 각오를 이 같이 밝혔다.

은가은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신의 ‘미스트롯2’ 출연을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을 전했다. 은가은은 지난 24일 방송한 ‘미스트롯2’에 출연해 “마지막 도전을 하려고 나왔습니다”라고 결연한 의지를 다지며 진성의 ‘님의 등불’을 불렀다.

은가은은 그 동안 경연 프로그램 등에서 빼어난 가창력으로 주목을 받았기에 이번 ‘미스트롯2’ 출연은 의외였다. 지난 2007년 MBC ‘쇼바이벌’에서 대상을 차지했고 2014년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OST ‘렛 잇 고(Let It Go)’를 힘들이지 않고 고음까지 편안하게 소화해 주목을 받았다. 또 2015년 MBC ‘복면가왕’에서 결승까지 진출했다.

은가은은 페이스북에 그 동안 음악인생과 매번 도전 때마다 찾아온 굴곡을 토로했다. 성악가를 꿈꿨던 어린시절부터 음악을 포기하려다 거리 공연으로 기회를 이어갔던 이야기, 고(故) 신해철과 인연, 댄스가수로 데뷔한 이야기, 트롯을 준비하다 그만 두고, 다른 회사와 인연을 맺은 뒤 ‘복면가왕’ 출연 후 중국으로 갔다가 사드문제로 다시 찾아온 좌절, 그로 인한 공황장애 등을 털어놨다.

은가은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저는 좌절하며 시간을 보냈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다시 일어나야겠다는 마음에 어릴 적부터 하고 싶었던 뮤지컬 오디션을 보러 다녔고 뮤지컬 공연을 하며 다시금 힘을 내고 있을 때 코로나로 인해 모든 공연이 중단되고 또 다시 원점이 돼버린 기분이었습니다”라며 “나이는 차고 노래를 할 공간은 없고, 내가 노래를 할 무대가 이렇게나 없을 수 있는지, 이제는 그만 욕심부리고 내려가야겠구나 생각할 때 주변 지인들과 여러 작곡가분들을 만나면서 저는 마지막 도전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은가은
다음은 은가은 글 전문.

많은 관심 감사드립니다!

저는 중학교 때 성악을 처음 접하면서 음악을 하기 시작했고 4년간 성악가의 꿈을꾸며 노력하다 여러 사정으로 꿈을 접게되었습니다.

음악을 포기하려던 때에 한 친구를 만나면서 노래에대한 저의 마음을 알게되었고 다시 노래를 시작해 부산에서 거리공연이나 클럽 공연등을 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자연스레 실용음악과로 대학을 가게 되었고 노래를 하는 모습을 담은 UCC로 故 신해철 피디님의 눈에 띄어 가수의꿈을 가져도 될까라는 확신이 없이 21살의 나이로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샤우팅과 창법들을 바꾸며 4년간 헤비메탈 록 밴드를 준비했지만 무산되고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기 무서웠던 저는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혼자 생계유지하기에 바빴습니다.

몇년간 여기저기 노래를 하게 해준다는 말에 홀려 사기도 많이 당했고, 자존감이 낮아지고 있을 때, 노래만 할 수 있다면 뭐든 하려던 저의 마음은 댄스가수의 길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몸치를 벗어나기 위해 죽어라 2년간 기본기를 연습하고 댄스가수로 첫 음반을 냈어요.

워낙 저의 옷이 아니다 보니 발라드를 하고 싶은 욕심에 연습하는 모습을 담아 페이스북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그 영상들이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고 그 힘을 받아 다시 댄스 음반을 냈지만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 사이 사람들은 저를 잊어갔고 그 스트레스에 저는 중심력을 잃어갔고 시간이 지나 저는 트로트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저는 제 정체성에 혼란을 겪게 되었습니다. 내가 뭘 하고 있는 걸까.. 어린 마음에 저는 갑자기 모든 게 겁이 났습니다.

모든 걸 버리고 도망치듯 나왔고 시간이 지나 다른 회사와 인연을 맺어 음반을 내고 끝까지 간다, 복면가왕 3연승을 하면서 다시금 제 이름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때에 중국 열풍이 불었고, 중국에 있는 회사와 계약을 해 한국에 있는 집도 빼고 중국으로 넘어가 1년간 중국어 공부와 노래들을 연습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사드문제로 인해 식당에서 밥도 못 먹을 만큼 힘들었고 낯선 곳에서 혼자라는 생각에 집 앞을 나가는 것도 극도의 불안을 느낀 저는 심각한 공황장애를 얻어 한국으로 쫓겨나듯이 들어왔고 2년간 정신병에서 벗어나려 발악하며 지냈습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저는 좌절하며 시간을 보냈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다시 일어나야겠다는 마음에 어릴 적부터 하고 싶었던 뮤지컬 오디션을 보러 다녔고, 뮤지컬 공연을 하며 다시금 힘을 내고 있을 때 코로나로 인해 모든 공연이 중단되고 또다시 원점이 돼버린 기분이었습니다.

나이는 차고 노래를 할 공간은 없고, 내가 노래를 할 무대가 이렇게나 없을 수 있는지, 이제는 그만 욕심부리고 내려가야겠구나..라고 생각할 때 주변 지인들과 여러 작곡가분들을 만나면서 저는 마지막 도전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할 게 없어서. 뭘 해도 안돼서. 그래서 트로트를 하는 것 아닙니다..

노래는 다 같은 노래이고 여러 이야기들을 노래로 전달해 주는 사람은 다 같은 가수입니다.

저는 이번 도전을 통해 죽어버린 제 자존감을 얻고 제가 설 수 있는, 제가 노래를 할 수 있는 무대가 생기기를..

제 인생을 노래 할 수 있기를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나왔습니다.

부족하고 더 노력해야 하는 실력이지만 쉽게 온 길이 아니기에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주저리주저리 제얘기를 하고싶었네요,,ㅎ

다들 힘든시기이지만 버팁시다..!

화이팅!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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