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는 약 20년 전부터 중국, 일본,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해 이제는 세계 곳곳에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아시아에 위치하면서 유독 한류와는 관계가 먼 지역이 인도라고 할 수 있다.
문화산업은 문화적 동질성이 강한 지역일수록 수용도가 높아서 전파가 쉬운데 인도는 그런 면에서 한국과 문화적 이질감이 강하고 또한 발리우드라는 자국의 강한 문화산업이 존재해 한류가 들어설 여지가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인도는 방대한 국가이며 지역마다 색다른 특징을 띄고 있다.
비록 인도 전반적으로는 한류의 영향이 미미하더라도 유독 한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인도 북동부 지역이다. 인도 북동부 지역에 한류가 널리 퍼진 이유를 알려면 이 지역의 지리적, 역사적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도 북동부는 ‘일곱 자매’라고 일컫는 7개 주로 구성돼 있다. 이 지역은 인도 본토와는 폭이 불과 22km의 좁은 영토로 연결된 반면 중국, 방글라데시, 부탄, 미얀마 등 외국과 영토의 99% 이상이 접해있다.
인도 독립 후 이 지역은 분리 독립운동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정치적으로 불안정했으며 인도 본토인들과는 대비되는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했다. 동북부 7개주 중에서 특히 한류가 강한 지역은 미얀마 접경지역의 나갈랜드, 마니푸르, 미조람이다. 인도 본토인들의 영향력 확대를 막으려는 일환으로 이곳 지역정부는 힌디어 방송 및 발리우드 영화를 금지시켰고 서양 선교사들의 영향으로 힌두교 보다는 기독교가 더욱 보편화된 특성을 띄고 있다.
한류가 이 지역에 흡수된 계기는 아리랑 TV의 방영과 외모적 유사성, 그리고 인도 힌두문화의 대체문화를 찾던 현지인들의 수요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류는 외국문화임에도 불구하고 인도 동북부지역은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고 특히 드라마, 영화 등에 나타나는 동양적 정서, 세련된 도시인의 삶 등이 젊은이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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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동부지역 최대 도시인 콜카타는 아직까지 한국식당이 부재한 반면 인도 동북부지역의 주요 도시마다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한국식당이 다수 존재하여 음식문화 역시 높은 수용도를 보이고 있다. 재인도한국문화원에서 매년 개최하는 인도 K-POP 콘테스트는 지역예선을 거쳐서 뉴델리에서 결선을 치른다. 콜카타에서는 지역예선전을 치르는데 대다수의 참가자들은 우리와 외모가 흡사한 인도 북동부지역의 청소년들이다.
인도 북동부지역은 아직 경제적 규모가 작기 때문에 한류제품을 대량으로 판매해 당장 큰 수익을 올릴 수는 없다. 그러나 동북부 7개주 전체인구는 4600만 명으로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한국과 한국제품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지역에 앞으로 국내기업들이 진출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