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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포 55는 2030년까지 EU 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55% 줄이는 정책으로, EU는 이를 위해 탄소 배출이 많은 철강·알루미늄 등 5개 분야에 탄소국경세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EU 내에서 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보다 탄소 배출이 많은 품목을 수입하려면 탄소국경세 인증서를 추가로 구매해야 한다. 탄소국경세는 매주 경매된 EU 내 탄소배출권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될 계획이다. 탄소국경세는 2023년부터 3년간 과도기를 거친 뒤 2026년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EU 발표 이후 국내에선 EU 탄소국경세 적용 분야 중에서도 철강업계의 타격이 심각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철강업계는 국내 탄소 배출의 17%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업종이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EU 철강 수출 물량 221만t 중 포스코가 140만t, 현대제철이 60만t을 차지하고 있다”며 “EU 내 탄소배출권이 t당 50유로 정도에 거래되고 고로 기준 철강 t당 탄소가 1.9t 배출된다는 걸 단순 적용하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각각 1790억원, 77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철강업계는 탄소국경세의 근거가 되는 EU 내 탄소 배출권 가격이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는 점도 우려한다. 지난달 윌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에서 거래된 탄소배출권의 가격이 지난 1년간 135%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EU 배출권 시장에 포함되는 산업이 늘면서 탄소배출권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9년 탄소배출권 가격을 2030년까지 t당 75달러까지 높여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게다가 최근 미국 역시 탄소국경세 도입을 고려하고 나섰다. 미국 민주당은 최근 3조5000억달러의 친환경 예산안을 마련하면서 탄소 배출량이 많은 수입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포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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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체들도 철광석에서 철을 얻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환원제를 유연탄 대신 수소로 대체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도입을 고려하고 있지만, 도입 비용과 시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김학동 포스코 사장은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행사에서 “(국내 철강업계에서) 탄소 중립을 포함한 친환경 경영에 약 68조50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철강업계의 전반적인 비용 부담이 늘어난다면 장기적으로 투자 여력이 큰 상위 기업들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관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인 친환경 정책의 강화를 통해 철강 산업 전반의 비용 부담이 늘어난다면 경쟁력이 약한 업체들이 먼저 도태해 철강 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 있다”며 “친환경 정책의 강화가 단기적으로는 철강 업종에 어려움을 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재무 여력이 풍부한 상위 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