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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이냐 미래냐…NFT 시대 '성큼'

김국배 기자I 2021.04.14 05:35:40

디지털 아트에서 촉발된 'NFT 붐'
"가격 거품 있지만 NFT 기술 허상 아냐"
"메타버스 시대, 가장 먼저 통용되는 자산될 것"

[이데일리 김국배 이대호 기자]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올 들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연인으로 알려진 가수 그라임스는 ‘대체 불가 토큰(NFT)’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작품을 경매에 내놓아 20분 만에 65억 원을 벌었다. 잭 도시 트위터 공동 창업자가 15년 전 단어 5개로 쓴 최초 트윗(‘just setting up my twttr’)은 경매에서 33억 원에 팔렸다.

NFT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한쪽에서는 “NFT는 미래”라고 치켜세우는가 하면, 다른 쪽에서는 ‘가격 거품’ 혹은 일시적 유행으로 결국 “매력을 잃을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NFT는 특수한 암호화 방식으로 만든 토큰을 뜻한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는 개별 토큰의 가치가 똑같은 ‘대체 가능한 토큰(FT, Fungible Token)’이다. 반면, NFT는 토큰 하나하나가 고유한 인식 값을 가졌다. 이를 통해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인증하고 값을 매겨 거래도 이뤄진다.

디지털 아트에서 촉발된 NFT붐

최근 일고 있는 ‘NFT 붐’은 디지털 아트에서 촉발됐다. 창작자 중심의 경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한몫했다. 윤석빈 서강대 지능형 블록체인연구센터 산학협력 중점 교수는 “기존 디지털 아트 시장은 아티스트 보상이 투명하지 않다는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대안이 필요했는데, 최근 일론 머스크의 여자친구 작품처럼 인플루언서의 NFT 판매가 ‘트리거’가 되면서 디지털 아트와 NFT 접목이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넥스트아이비가 경매야를 통해 발행한 디지털 기부증서. NFT로 만들어져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사진 : 넥스트아이비)
넥스트아이비와 한국혈액암협회가 6일 ‘블록체인을 활용한 기부 경매’ MOU를 체결했다. (사진: 넥스트아이비)


기부 플랫폼과 접목된 NFT, 메타버스(가상세계)와 접목된 NFT도 속속 출현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 경매 플랫폼 ‘경매야’를 운영하는 넥스트아이비는 최근 NTF를 활용한 디지털 기부증서 발급에 나섰다. 예전의 종이로 된 기부증서는 분실이나 훼손, 위변조 우려가 있었다. 반면 NFT 형식의 디지털 기부증서는 블록체인에 기부 내역을 기록하고 카카오의 디지털 지갑인 클립(KLIP)에 보관할 수 있어 위변조 가능성이 낮고, 휴대폰 속 지갑에 있어 관리가 편하다.

NFT 시장 급팽창…메타버스 시대 기본 자산될 것

실제로 NFT 시장은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대표적인 NFT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씨(opensea) 매출은 올 1월 첫 주 500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이후 3개월만에 누적 매출이 1억 달러(1118억원)를 넘겼다. NFT 시가총액은 2018년 약 4096만 달러에서 지난해 3억3800만 달러로 700% 이상 커졌다.

그러다 보니 일각에선 유동성 등에 의해 가격에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NFT 옹호론자들은 “NFT 기술은 허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새로운 기술이 늘 그렇듯 NFT도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기술 생명 주기)’을 겪으며, 향후 메타버스(metaverse·가상세계) 시대 등과 맞물려 확고히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본다. 가상세계 경제의 기본 자산이 될 수 있다는 희망에서다.

텐스페이스와 오썸피아가 추진 중인 ‘힐링투어 메타버스’는 NFT로 구현된다.


블록체인 기반 핀테크 기업 텐스페이스와 혼합현실(XR)기업인 오썸피아가 추진 중인 ‘힐링투어 메타버스’는 메타버스 속 디지털 자산을 NFT로 구현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고객은 가상 관광 티켓을 사서 아바타 친구와 함께 가상 여행을 즐기고 전세계 유적지 체험은 물론 여행 중 만난 아바타 친구들과 새로운 커뮤니케이션도 한다. 고진석 텐스페이스 대표는 “당장 아스터코인(ATC)과 힐링투어가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힐링투어에서 NFT 기반의 경제활동을 하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스터코인은 텐스페이스가 보유한 코인으로 작년 빗썸글로벌에 상장했다. 고진석 텐스페이스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으로 세계 최초의 SNS였던 ‘아이러브스쿨’ 기술총괄(CTO)을 담당했다.

이요한 더샌드박스 한국 총괄은 “메타버스 안에서 사회적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유기적인 경제 시스템이 만들어지기 위해선 소유권이 증명돼야 한다”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NFT”라고 했다. 즉, 메타버스가 현실세계와 비슷해지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라는 것이다.

그라운드X 관계자는 “예를 들어 메타버스 속 아바타가 입는 옷을 NFT로 소유할 수 있게끔 하는 등 많은 메타버스와 접점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NFT 자산관리 회사인 NFT뱅크의 김민수 대표도 “NFT는 (게임 아이템과 달리)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어 담보 대출 등도 가능할 수 있다”며 “NFT는 경제적 재화로써 메타버스에서 가장 먼저 통용되는 자산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BTS의 팬클럽 아미의 배지에 NFT를 적용하는 등 어떤 커뮤니티에 속한다는 걸 증명하는 일종의 ‘소셜 증표’로도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FT는 대세인가? 안정화 거칠 것

암호화폐 비트코인에 대해선 지금도 혁신이냐, 거품이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전개되고 있다. 그런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제도권 비즈니스에 비트코인이 속속 적용되는 중이다. 모건스탠리가 자산운용 고객에게 비트코인 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고 골드만삭스도 투자 상품을 추진중이다. 전문가들은 NFT가 암호화폐의 한 종류인 비트코인처럼 안정화 시기를 거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센터장은 “NFT 거래는 이제 뜨는 단계”라며 “아직 안정화 단계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볼 땐 거품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실질적인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회적 합의가 아직은 없다”면서도 “NFT는 하나의 흐름으로 2, 3년 내엔 대중들에게도 NFT에 관한 인식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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