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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도, 이춘희도, 송철호도, 이철우도 "다주택 처분 어렵다"

최훈길 기자I 2020.07.10 00:00:00

지자체장 부동산 전수조사, 17명 중 4명 2주택자
참여정부 장·차관 이용섭·이춘희, 文친구 송철호도
“빨리 팔라? 안타까운 세상”, “주택 안 팔려” 해명
‘지역서 일하고 수도권 부동산 구입 부적절’ 비판도

17개 지자체의 단체장 중에서 4명(24%)이 2주택 보유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인사혁신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각 지자체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김나경 인턴기자] 지방자치단체장들 중에도 다주택자들이 여럿 포진해 있다. 참여정부 장·차관 출신,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지자체장도 다주택자다. 이들은 지역에서 일하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해 고위 공직자 주택 보유 실태를 조속히 파악하고 다주택자는 하루빨리 매각하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여권 인사들조차 현실적인 이유로 처분이 어렵다며 버티는 분위기여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용섭·이춘희·이철우, 수도권 아파트 보유

9일 이데일리가 대한민국 관보 시스템, 본인 확인 등을 거쳐 17개 지자체 단체장의 부동산 현황(본인과 배우자의 단독주택·아파트·아파트 분양권·오피스텔·주상복합·지분)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춘희 세종특별자치시장·이철우 경북도지사·송철호 울산광역시장 등 4명(24%)이 2주택 보유자였다. 미래통합당 이철우 도지사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더불어민주당측 지자체장이다.

이용섭 시장은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프라자아파트(작년 12월31일 기준 재산신고가 6억7500만원)와 전남 함평군 단독주택(2050만원)을 보유 중이다. 이춘희 시장은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에 주공아파트(8억7200만원)와 세종시 금남면 집현리에 아파트 분양권(3억5000만원)을 갖고 있다.

이철우 도지사는 배우자 명의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시티 아파트(8억1600만원)와 경북 김천시 단독주택(1790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송철호 시장은 배우자 명의로 2채를 신고했다. 한 채는 울산시 중구 우정동 마제스타워 아파트(4억7000만원)이고 다른 한 채는 경북 영천시 다가구주택이다.

이용섭·이춘희·송철호 시장은 노무현·문재인 대통령과 긴밀한 인연이 있는 여권 지자체장들이다. 이용섭·이춘희 시장은 참여정부 당시 마지막 건설교통부 장관·차관을 각각 맡았다. 이용섭 시장은 문재인정부 일자리위원회 초대 부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송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知己)다.

그럼에도 이들은 불가피한 사유가 있어 청와대·총리의 권고대로 당장 집을 팔기는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이용섭 시장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송파구 아파트는 1993년에 구입해 실거주 중이고 함평 단독주택은 모친 별세 후 상속받았다고 해명했다. 이 시장은 “(전남 주택에서 초·중·고·대학을 다녀) 가족들 추억이 서려 있어 그대로 뒀다”며 “빨리 팔라고 조언하는 분도 있다. 참 안타까운 세상”이라고 밝혔다.

세종시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시장의 과천 아파트에는 결혼한 아들 가족이 살고 있고, 세종시 분양권은 전매 제한이 있어서 팔 수 없다”며 “이 시장이 내년에 세종시 아파트로 입주한다. 그 시점에 과천 아파트 매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철우 도지사는 대변인실을 통해 “김천시 주택은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향 집이자 작고하신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농가주택이다. 사실상 형제 공동소유여서 재산권 행사가 불가능하다”며 “구로구 아파트는 국회의원 시절 서울 생활을 위해 구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시 관계자는 통화에서 “울산시 아파트는 송 시장이 거주 중이고 영천시 주택은 오래 전에 구입한 것”이라며 “영천시 주택을 1년 전에 매물로 내놓았는데 마땅한 매수자가 없어 현재까지 팔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8일 오후 서울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거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다주택자 고위공무원과 국회의원들에게 거주 목적 1주택을 제외한 주택 매각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제공
◇시민단체 “고위공직자부터 솔선수범해야”

이들 모두 “투기 목적은 없다”고 강조했지만, 지역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온다. 지역 주민을 위해 일한다면서도 집은 부동산이 오르는 수도권에 뒀기 때문이다. 지역구가 있던 청주 주택을 매각하고 서울의 ‘똘똘한 한 채’는 남기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고위공직자들은 시민들이 얼마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답답한 마음과 분노를 느끼고 있는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국민 신뢰를 받고 싶다면 고위공직자로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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