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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오락실·만화방은 다 어디로 갔을까?"

김성훈 기자I 2014.08.12 06:45:29

PC방·도서대여점에 밀려 사양길
스마트폰 등장 결정타..멸종위기
취업난에 스터디룸·북카페는 북적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에 위치한 한 아케이드게임 오락실.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마저 손님이 계속 감소해 문을 닫을 처지다. (사진=김성훈 기자)
[이데일리 김성훈 임현영 기자] 80~90년대 청소년과 20대들의 대표적 놀이문화이자 쉼터였던 오락실과 만화방이 사라져 가고 있다. 오락실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철권, 스트리트 파이터 등 한 시대를 풍미하던 아케이드 게임 또한 사양길을 걷고 있다. PC방의 등장으로 타격을 입었던 오락실은 스마트폰 대중화로 결정타를 맞았다. 도서대여점에 밀려 근근이 명맥을 이어오던 만화방 또한 웹툰 등 온라인 만화 서비스가 일반화되면서 멸종위기로 내몰렸다. 정보통신기술(IT)의 발달이 낳은 신풍속도다.

1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09년 3877개이던 오락실은 지난해말 450개로 89%(3427개)나 급감했다. 만화방 또한 같은 기간 936개에서 지난해 782개로 17%(154개)가 감소했다.

오락실이 멸종위기로 내몰리면서 게임시장내 아케이드 게임의 입지 또한 크게 약화됐다. 아케이드게임은 2009년 국내 게임시장(6조 5806억원)내 점유율 1.1%(744억원)을 기록하며 그나마 명맥을 유지했으나 스마트폰 등장 이후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2012년에는 0.7%(665억원)대로 감소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케이드 게임이 사양길에 접어든 것은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아케이드 게임을 제공하던 성인오락실이 정부의 대대적 단속으로 시장에서 퇴출된데다 PC기반 고스톱 게임 등이 유행하면서 오락실을 이용하던 청년층들이 PC게임과 모바일 게임으로 이동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에서 30년째 아케이드 게임 오락실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씨는 “인근에서 오락실을 하던 업주들은 모두 점포를 정리한 상태” 라며 “손님이 계속 줄어들어 언제까지 운영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오락실과 만화방이 밀려난 빈자리는 2000년대 초반 처음 등장한 스터디룸과 북카페가 메우고 있다. 심화된 입시경쟁과 취업난으로 여가시간에도 ‘놀이’ 대신 ‘학업’을 선택한 1020세대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비알콜 음료점업’점포 수는 지난해말 현재 4만2458개에 달한다. 2009년(2만7768개)에 비해 53%(1만4690개)나 늘어났다. 커피전문점 증가 영향이 컸지만 북카페, 스터디룸 증가도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청년층들이 이를 해소하기 위해 돈을 들여 공부하는 장소를 사는 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방학을 이용해 토익 공부와 로스쿨 준비 때문에 강남역 인근 스터디룸을 자주 찾는다는 서 모씨(29)는 “일주일에 스터디룸을 4번 정도 찾는다”며 “취업난 때문에 주변 친구들도 10명 중 7명은 비슷한 생활을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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