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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보다 매출 좋네”…홈쇼핑업계, ‘모바일’로 승부수

김미영 기자I 2024.01.15 05:50:00

현대홈쇼핑 모바일커머스 ‘쇼라’, 매출 효자 등극
‘모바일 매출 비중 63%’ GS샵, 숏픽 서비스
신세계, 모바일 앱 개편…롯데, 유튜브 예능 선봬
“모바일 매출도 송출수수료에 고려? 불가능”

[이데일리 김미영 백주아 기자] TV홈쇼핑업계가 실적악화의 돌파구로 모바일 강화에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젊은 고객을 유입하기 위한 전략으로 TV에서 모바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분위기다.

MZ 업은 현대홈쇼핑 ‘쇼라’, TV방송보다 주문액↑

현대홈쇼핑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쇼라’ 갈무리. (사진= 현대홈쇼핑)
현대홈쇼핑은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쇼라’의 2023년 기준 주문금액이 202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쇼라’는 2018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최근 3년간 매해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 중이다.

눈길을 끄는 건 ‘쇼라’의 지난해 1인당 월평균 생방송 주문금액이 36만5000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2021년과 2022년보다 각각 53%, 13% 증가한 수치로 통상 TV홈쇼핑의 월평균 주문금액(28만원)보다 30%가량 많은 수치다.

현대홈쇼핑은 MZ세대를 겨냥한 프로그램 기획으로 쇼라의 콘텐츠 경쟁력을 높인 점이 주효했다고 본다. 지난해에만 ‘구해왔쇼라’, ‘쟁여두쇼라’, ‘줍줍하쇼라’ 등을 새로 시작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쇼라의 20~30대 고객 1인당 주문금액은 전년 대비 56% 급증했다.

올해 현대홈쇼핑은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 및 최신 인공지능(AI) 기술 적용 등을 통한 쇼라의 질적 성장에도 박차를 가한단 계획이다. 이달엔 증강현실(AR) 기술로 마치 백화점 명품관에 들어선 듯한 화면 구성을 보여주는 명품 특화 프로그램 ‘투명쇼’ 등을 새로 론칭했다.

모바일 개편·유튜브 예능…수수료 산정엔 또 논란

신세계라이브쇼핑(왼쪽)과 GS샵 모바일 앱 화면 갈무리.(사진= 각사)
업계에서 모바일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건 GS샵으로 63%에 달한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모바일에서 나오고 있단 얘기다. GS샵은 2010년 가장 먼저 모바일 앱을 출시해 다운로드 건수(2023년 기준)가 4500만회를 넘어섰다.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GS샵 앱의 월 이용자수(MAU)도 430만명이다.

GS샵은 지난달 말 숏픽 서비스 시작과 함께 ‘모바일 시프트 2.0’로 전환을 선언했다. GS샵 관계자는 “TV, PC로 주문하던 고객을 모바일로 이동시킨 게 ‘모바일 시프트 1.0’였다면, 어려워진 업황을 타개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모바일 경쟁력을 갖추겠단 것”이라고 설명했다.

GS샵이 모바일 강화 차원에서 내놓은 숏픽 서비스는 GS샵이 보유한 TV홈쇼핑, 데이터 홈쇼핑, 라이브 커머스 채널에서 송출된 상품 판매 영상을 1분 내외로 편집해 보여주는 숏폼 콘텐츠다. 모바일을 통해 TV보다 더 빨리, 더 많은 상품을 접할 수 있다.

모바일 주문 비중이 지난해 약 45%까지 올라온 신세계라이브쇼핑(신세계쇼핑)은 최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대폭 개편했다. 고객의 사용 편의를 위해 챗GPT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쇼핑 인공지능(AI)’ 서비스에 쉽게 접속할 수 있게 검색기능을 최신화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고객이 ‘요즘 입기 좋은 코트 추천해줘’라고 질문하면 학습을 통해 답해주는 식이다.

신세계쇼핑은 작년 8월 모바일 고객 유인을 위해 리퍼나 유통기한 임박상품을 판매하는 ‘득템마켓’을 선보여 이용고객을 석 달만에 두 배 늘렸다. 작년 하반기엔 ‘신세계백화점관’을 열어 1500여개 브랜드 약 70만개 상품으로 백화점고객들을 모바일로 끌어들였다. 신세계쇼핑 관계자는 “모바일라이브는 방송당 평균 주문이 2022년 대비 2023년에 두 배 늘었다”며 “앱 개편을 시작으로 올해 속도 개선, 상품 분류 체계 고도화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재미를 입힌 예능 콘텐츠로 유튜브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 매출 비중이 37%로 늘어난 롯데홈쇼핑은 개그우먼 김민경이 출연하는 ‘맛나면 먹으리’와 ‘강남의 덤덤’, ‘멍고리즘’ 등 예능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내내스튜디오’에선 이들 콘텐츠를 숏츠로 가공해 보여준다.

(위)롯데홈쇼핑의 유튜브 채널 ‘내내스튜디오’, 현대홈쇼핑의 ‘앞광고제작소’
한편 홈쇼핑업계는 TV시청인구 감소 등으로 실적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작년 3분기엔 CJ온스타일을 제외한 주요 홈쇼핑사의 영업이익이 일제히 줄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업계의 TV방송 매출액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 3% 수준”이라며 “모바일 등 비방송 매출을 합치면 그나마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모바일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가 모바일을 강화하자, 송출수수료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유료 방송사업자들은 수수료의 기준이 되는 매출액 산정에 모바일 매출도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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